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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학연구센터에서 진행하는 행사, 강연 소식과 공지사항을 알려드립니다.

1960년대 제주 풍경이 보여주는 제주학의 미래

  • 2021-08-17
  • 조회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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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년 사진 합본.JPG

1960년대 제주 풍경이 보여주는 제주학의 미래

낯익은 배경과 제주어로 된 대사영화와 함께 시간 여행을 떠나다

제주학연구센터 설립 10주년 기념 행사 

 

 

한 편의 흑백영화를 통해 추억 속의 제주를 소환하고 앞으로 제주와 제주학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812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학연구센터(센터장 김순자)가 설립 10주년 기념 행사로 1963년 주한 미군 공보원이 제작한 42분짜리 흑백영화 ‘The Mountain(한라산)’을 상영한 것이 그것이다.

 

이날 행사에는 오영희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부위원장과 고춘화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체육대외협력국장이 축사를 했으며 김상훈(김만덕기념관장), 손명철(제주대 교수), 허영선(제주4·3연구소장) 등이 참석했다.

1950년대에 미국 공보원에서 영화를 직접 상영했었다는 제주 사회의 원로 현임종 씨는 옛날 생각이 난다면서 감회에 젖기도 했다. 또한 건축가 김석윤 씨는 주인공이 사는 제주 초가가 세트라는 생각이 들어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1960년대의 다양한 제주의 모습을 볼 수 있어 반가웠다고 말했다.

 

영화는 4·3으로 시작해서 4·3으로 끝이 나지만 4·3만을 다룬 것은 아니다. 제주의 삶과 문화, 그리고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용은 중산간 마을에 살던 주인공 고씨가 4·3 당시 무장대의 습격으로 부인과 아들을 잃고 해안 마을로 내려왔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 마을을 재건한다는 단순한 이야기다. 그러나 그 안에 몇 백 명의 해녀가 한꺼번에 물로 뛰어드는 장면이나 미역을 채취하고 말리기, 무사 안녕을 비는 제주의 굿, 구덕 짜기, 쌍따비로 밭 일구기 등 1960년대 생활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제주 시가지, 한라산, 오일장, 오현중학교, 조천면사무소, 산방산이라는 낯익은 배경도 시선을 끌었다.

 

출연한 배우들의 대사는 모두 제주어로 되어 있으나 해외 보급판으로 제작되어 내레이션이 영어로 되어 있어 이번 행사를 위해 한글 자막을 삽입해 이해를 도왔다. 이 영화는 제작 당시 국내 극장에서 개봉되지는 않았으나, 제주 민요인 이야홍 타령을 편곡한 배경 음악으로 1964년 청룡영화상 음악 부분 특별상을 받았다고 한다.

 

영화 상영 후 진행된 좌담회에서는 김수열 시인이 사회를 보고, 직접 영화를 발굴한 김동만 교수(제주한라대)와 오승철 보도국 부국장(제주MBC) 그리고 김순자 센터장(제주학연구센터)이 영화 파일 입수 과정과 영화 속의 제주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김순자 제주학연구센터장은 이 행사가 제주학연구센터 설립 10주년을 자축하고 앞으로 100년을 향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는 자리라면서 “‘미래에 태어날 아이들을 위해 우리는 일을 합니다. 그들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제주도에서 평화롭게 살 수 있도록.’이라는 영화의 마지막 대사가 제주학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듯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행사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상향됨에 따라 소수의 인원만 초대하여 진행됐다. 행사는 실시간으로 생중계됐으며 영화를 제외한 내용을 유튜브(@제주학연구센터)로 다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