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연구성과

제주학연구센터의 연구성과를 알려드립니다.

[울산저널]지역학연구센터와 지역사 연구

  • 2021-06-17
  • 조회 10
바로가기
http://www.usjournal.kr/news/newsview.php?ncode=1065571943355125

“무형문화유산을 유형화” 제주학연구센터

 

▲ 마을을 돌며 주민들의 구술을 채록하고 있다. 제주학연구센터는 지난해까지 36권의 <제주어 구술 자료집>을 발간했다. 제주학연구센터 제공.


<제주도지>는 지금까지 모두 네 차례 발간됐다. 1983년 <제주도지> 상·하편이 1차 간행됐고, 10년 뒤 <제주도지> 세 권이 2차로 나왔다. 2006년엔 3차 <제주도지> 여섯 권을 펴냈다. 2019년 <제주특별자치도지> 세 권과 보급판 <한 권으로 읽는 제주특별자치도지>를 발간했다.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후 10여 년간의 변화상을 담았다. 

제주학연구센터 설립을 서둘러야 한다는 논의가 본격화한 건 2010년 제주어가 유네스코 소멸위기언어 5단계 중 4단계인 ‘아주 심각한 위기에 처한 언어’로 등재되면서부터다. 2011년 제주발전연구원 안에 제주학연구센터가 설립됐다. 센터가 가장 먼저 한 사업은 심각한 소멸 위기에 처한 제주어를 살리는 일이었다. 2012년 제2차 제주어 발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이듬해 ‘제주어의 새로운 인식과 보전 방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2013년 제주어 표기법을 제정했다. 다음 해 제주학연구센터 개소 3주년 기념 세미나의 주제는 ‘제주 방언 연구의 현황과 과제 그리고 표기법 해설’이었다. 2017년부터 제주어 공모전을 진행하고 마을을 돌며 구술을 채록해 제주어 구술 자료집을 펴냈다. 구술 자료집은 지금까지 모두 36권이 발간됐다. 2018년 제3차 제주어 발전 기본계획이 수립됐다. 2019년 제주어 종합상황실을 개소하고 ‘들어봅서’ 전화를 개통했다. <(가칭)제주어대사전> 편찬 계획과 집필 지침도 마련했다. 그해 제8회 제주학 국제학술심포지엄의 주제는 ‘소멸 위기 제주어 보전과 부흥 방안, 세계 언어학자들에게 듣는다’였다.

기록유산이 많지 않은 제주의 전통문화는 제주어로 전해오는 본풀이(무가)와 노동요, 풍속 같은 무형유산이 대부분이다. 이 풍부한 구전 유산들을 더 늦기 전에 조사하고 기록하고 연구하지 않으면 제주어가 사라지는 속도만큼 제주 문화와 정체성이 빠르게 소멸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제주칠머리당영등굿과 제주해녀문화가 2009년과 2016년 인류무형문화유산에 각각 등재된 것은 이런 시급성을 유네스코가 인정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2014년 제주학 아카이브가 개설됐다. 제주학연구센터에서 수집한 자료들을 디지털로 변환하고 분야별, 매체별로 나눠 피디에프나 동영상, 음성 파일로 내려받을 수 있게 데이터베이스화했다. 2020년 12월 기준 제주학 아카이브에 모아놓은 자료는 모두 5만1000여 건에 이른다. 지난해 제주학 주간에 맞춰 ‘제주학 아카이브전-기억의 재생, 지금 이 자리’를 열었다. ‘제주의 마을제’를 주제로 사진과 영상을 공개 수집한 데 이어 올해는 ‘제주의 관혼상제’를 주제로 시민참여형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있다. 시민 아키비스트 양성과정도 개설한다.

제주 신화와 굿, 민요, 해녀 문화를 탐구하는 학술대회도 꾸준히 열었다. 2016년 제1회 제주학대회와 함께 열린 제5회 제주학 국제학술심포지엄은 ‘신화의 보물섬 제주, 제주 신화의 성격과 세계적 위상’을 집중해서 다뤘다. ‘무의(巫醫), 치유로서의 제주굿’ 학술 세미나도 열렸다. 2017년 제2회 제주학대회에서는 ‘유네스코 지정 문화유산 해녀의 민속과 어문학’, ‘민요자료의 아카이브와 자원화 방안’을 토론했다. 2018년 ‘제주 해녀, 미래유산의 길을 묻다’, ‘제주 해녀의 다층성과 보전’, 2019년 ‘제주 해녀, 문화와 항일정신으로 빛나다’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었다.

연구자들의 제주학 연구를 지원하고 책자를 발간하는 일은 제주학연구센터의 주요 사업이다. 제주의 문화사, 해양문화, 설화, 목축문화, 마을조사, 생활사 등 인문학 분야와 제주인 정체성, 개발사, 이주민, 가족·여성, 장수·복지, 산업사 등 사회과학 분야, 환경·기후·해양, 한라산, 지질, 수자원, 건축·도시계획 등 자연과학 분야로 나눠 제주학 연구를 지원했다. 매년 기획주제와 자유주제를 공모하고 연구보고서를 펴냈다. 지금까지 모두 71호의 제주학연구 보고서가 발간됐다. 제주를 주제로 출판된 국내외 단행본들과 새로 펴낸 간행물을 49권의 제주학총서 시리즈로 모았다. 번역서 출판과 제주학 학술 세미나도 지원했다. <일제하 신문 제주 기사 자료집-동아일보>를 시작으로 <승정원일기 제주 기사>, <프란게문고 제주 기사 자료집> 등 11권의 제주역사자료총서를 펴냈다.

 

▲ 지난해 11월 제주학연구센터와 인터넷언론 제이누리가 함께 주최한 제8회 제주어 공모전 시상식. 제주학연구센터 제공.

‘시민 지향 제주학’을 모토로 제주학 시민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2018년 제1기 제주학 시민학교 ‘알아두면 쓸데있는 신비한 제주사회론’ 5강에 이어 지난해 제2기 제주학 시민학교는 제주 역사, 제주 사회, 제주의 굿 등 제주학 개론 3강으로 꾸몄다. 2019년부터 제주 고전 강독회도 열고 있다. 5월부터 11월까지 매주 <탐라기년>과 <남사록>을 20회씩 강독했다. 작년엔 <남명소승>과 <탐라기년>을 9회씩 비대면 화상강의로 함께 읽었다. 올해는 <파한록> 상권 12강과 주제에 맞게 <고려사>, <동국여지승람> 등 원전을 강독하는 12강좌로 진행한다. 지난해 제주학 주간에는 제주학 탐방 프로그램으로 구좌읍 일대 신당과 제주시 원도심을 돌아봤다. 올해 시작한 제주 신화학교는 한 기에 여섯 강씩 일반신본풀이를 다루고 있다. 1기 신화학교에서는 천지왕본풀이, 할망본풀이, 마누라본풀이, 초공본풀이, 이공본풀이, 삼공본풀이를 공부했고, 2기에서는 차사본풀이, 멩감본풀이, 지장본풀이, 세경본풀이, 문전본풀이, 칠성본풀이를 강의한다. 

▲ 김순자 제주학연구센터 센터장 ⓒ이종호 기자

제주학연구센터의 연간 예산은 15억 원 안팎이다. 김순자 제주학연구센터장은 체계적인 제주학 연구와 교육을 위해 예산을 늘리고, 제주학 진흥 기관과 자료관, 제주어박물관 등을 설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