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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학 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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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어드레이지허영사라날코>

분야별정보 > 예술 > 미술



1948년 초고실달의 발근 날이였다.
오늘 밤은 어딜강 사러나고
어느 무덤에강 좀을 잘코
"오늘은 막 모서운 사람들 온뎅 허영계"
우리 마을 지키레 온 손님들이난
도세기 잡곡 술이영 잘 대접하라
걱정이 된다.
앞어왔다간 토벌대도 대접도 잘 하여도
하나씩 한 사람씩 끄서당
메영 내부치곡 주먹으로
박은 눈으로 볼 수 가 없서.
하루종일 밥도 안주고
이번 새로운 토벌댄 더 독허앤 허난
난 생각만해도 지그뭇해연
말도 못허고들 심 속으로 걱정만.
우드레기상 눈만 필룩 필룩
아방은 누게 아들 누게 아들 둘은 어떵허여도 살려야된다.
돌이 높피 떳다. 아방의 기침소리가 난다.
모두들 움직이지 못한다.
토벌대장이다.
큰소리가 난다.
OOO(우리 아버지)이 어데 갔어.
대장이 큰 길로 내려왔다 비틀거린다.
우리 아버지 모자 벗고 인사한다.
저리로 돌어서 가!
탕!탕!탕탕탕!
다음 날 아침 개가 응응 거린다.
아버지는 옹포에 갔을 것이다.
힘없이 집에 왓다. 병든 어머니 누나와 동생들
우리 아버지 날 밝으니
개는 토벌대장을 바라보는 것이다.
OOO이도 99식 총을 들고 들어온다.
토벌대장이 우리집 함석문을 향해 수도 없이, M2칼빈을 쏘았고, 아버지를 향해 총을 쏜다.
아버지는 달아나기 시작했다. 나는 저지파출소로 달려간다.
"지서장님, 막 총 쏘왐쑤다"
"누게고, 무사 집더래 혼저 도람시라. 나 총 촐령 곳 조차가키여"
지서장이 달려왔다. 그러나 지서장을 향해
"너 이자식, 주겨버려, 너 어떤 자식이야" 도라서면서 토벌대장이 다시 우리집을 향해 총을
난사했다. 지서장은 아무말 없이 도라서 간다. 나는 우득이 섰다.
"나도 반듯이 총을!" 집은 개하고 고양이하고 사이좋게 지낸다.
개가 집을 떠나지 아니한다.
위 향사에 앉은 그림 속 그림 생존자는 나 이외에는 하나도 없다.

2010년 "나도 똥소로기처럼 날고 싶다" p.33 발췌
유형
사진
학문분야
예술 > 미술
생산연도
2010
저자명
임경재
소장처
제주학연구센터
조회
50
첨부파일
우린 어드레이지 허영사라날코.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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