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교하기를,
“요망하고 패역한 내관이 어느 시대인들 없었겠는가마는, 김수현의 무리와 같이 지극히 간사하고 요망하여 극도로 흉패한 짓을 자행한 일은 실로 고금을 통틀어 듣지도 못하고 있지도 않았던 변괴이다. 내가 처분을 내림에 그 즉시 엄하게 징계하여 난의 근원을 타파할 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김수현이 아직도 머리를 보존하고서 창 아래서 눈 뜨고 숨 쉬고 있는 것은 내가 제방(隄防)에 소홀하고 주벌에 소홀하여 그런 것이 아니라, 다만 이 요망한 무리들의 정상이 드러나기를 기다려 분명하게 주벌을 행하려는 의도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