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자의(諮議) 권진응(權震應)이 상소하여 《유곤록(裕昆錄)》에 관한 일을 말하자 상께서 권진응을 대정현(大靜縣)에 정배(定配)하라고 명하셨다. 이때에 이르러 대가(大駕)가 구저(舊邸 창의궁)에 나아가 탕제를 드시지 않았기에 내가 궁관을 보내 문안하게 하였다. 비답하시기를,
“오늘날 조선의 신하들은 그 일을 모를 뿐만 아니라 곤전(坤殿 중궁전)과 세손이 있는 줄도 모르기 때문에 이곳에 와서 누워 있는 것이다. 나의 손자는 곤전을 모시고 잘 지내고 있으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