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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적삼과 갈몸빼 입고 참깨를 털고 있는 아낙네

사회과학 > 민속



한 아낙네가 머리에 밀짚모자 쓰고, 윗도리에 ‘갈적삼’ 입고, 아랫도리에 ‘갈몸빼’ 입고 앉아서 막대기로 참깨를 털고 있다. ‘갈적삼’은 감물을 들인 윗도리로 입는 홑옷이고, ‘길몸빼’는 감물을 들인 여자들이 쉽게 통으로 입을 수 있는 고무줄 홑바지이다. 참깨는 처서(8월 23일경) 전에 베어 묶어 세워 7일쯤 말린 후에 털었다. 그런데 참깨를 5일쯤 말렸을 때 큰비가 오면 참깨 농사는 허탕이 되고 만다. 만일 참깨가 비에 젖으면 빗물이 씨방으로 들어가 마른 참깨를 바깥으로 밀어 내버린다. 즉, 씨방이 비어 버리는 것이다. 이를 두고 ‘깨 부껏다’고 한다. ‘부껏다’의 ‘부끄다’는 ‘밖 으로 흘러나오거나 밀려나다’라는 말이다. 이러니 참깨 농사는 “항에 들어가야 깨라고 한다”고 할 정도로, 마지막 과정까지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참깨는 아무리 잘 되었다고 해도 털어 탈곡하여 항아리에 들어가야 마음이 놓이게 되는 곡식이다. 내일 털려고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었다가 그날 저녁에 비가 오는 날이면 참깨 씨방에 빗물이 차낟알이 그냥 나와 버렸다. 이렇게 되면 농부들의 마음도 허망하다. 허망해지지 않으려면 날마다 참깨를 털어 내야 했다.(사진해설: 고광민) 

유형
사진
학문분야
사회과학 > 민속
생산연도
1960년대
저자명
홍정표
소장처
홍정표
조회
16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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