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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총서 제7권, 한라산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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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라산을 안다고 한다. 제주 사람들에게 한라산은 아침저녁으로, 마치 내 집 앞뜰이나 마을 어귀를 돌아보듯 바라보며 살아가는 대상이다. 그러기에 누구나 한라산을 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그렇다면 얼마나 한라산을 잘 알고 있는 것일까.

1841년 제주목사로 부임한 이원조의 일화를 소개한다. 그는 제주에 부임한 뒤 며칠 동안 망경루(제주목관아 내에 있었던 누각)에 머물렀다. 그런데 망경루에서 바라보는 한라산은 마치 책상 사이에 있는 듯 심히 높지 않고 험준해 보이지 않아 가까이서 완상(玩賞)할 만했다. 얼마 뒤 그는 해지는 풍경을 구경하기 위해 목관아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사라봉에 올랐다. 괴이한 것은 사라봉을 올라가면 갈수록 한라산이 점점 높아지는 것이 아닌가. 마치 공자를 우러르면 우러를수록 더욱 높고, 뚫으려면 더욱 굳어져서 진정으로 우뚝 서 있는 모습을 보려면 안연(顔淵)과 증자(曾子)와 같은 자질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것과 비슷하였다.”는 것과 같은 느낌이랄까.

공자는 많은 제자들을 거느려 그 수가 3,000 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안연은 공자가 가장 아끼는 제자로 알려져 있다. 그가 일찍 죽자 공자는 하늘이 나를 파멸시키는구나.”하고 슬퍼할 정도였으니 얼마나 아끼던 제자였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증자는 공자가 최고의 덕으로 내세웠던 ()’의 전승과 보급에 앞장섰던 수제자였다. 안연과 증자의 수준이어야 공자를 안다고 할 수 있듯이 한라산 역시 그런 산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한라산을 안다는 것은 그것을 말하는 사람에 따라 그 깊이와 범위가 다를 수밖에 없다. 어쩌다 영실 등반코스를 따라 한라산을 등정했던 사람들은 자신들이 걸었던 영실 주변과 등산로에서 조망했던 오름과 들판, 둥그렇게 감아 도는 해안선과 바다를 연상하며 한라산을 이야기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여느 산들처럼 한라산 역시 계절에 따라 아침과 저녁, 비나 눈이 오는 날, 개인 날, 구름이 많고 적음에 따라 그 모습을 달리한다. 한마디로 변화무쌍하다. 이는 얼핏 낮게 보이면서도 해발 2,000m에 가까운, 남한 최고봉이어서 더욱 그렇다. 수십 년 전만 해도 제주사람들은 한라산을 먼저 올랐던 사람들로부터 주의사항을 듣고는 했는데, 그 중의 하나가 한라산을 오를 때 큰소리를 내지 말라는 것이었다. 이는 한라산신을 노하게 해 갑자기 비바람이나 안개를 불러오는 빌미가 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유형
기타
학문분야
총류 > 제주학
생산연도
2006
저자명
(사)한라산생태문화 연구소
소장처
(사)한라산생태문화 연구소
조회
102
첨부파일
한라산 총서, 제7권, 한라산이야기.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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