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특권화와 문화 화석화를 넘어서 - 타자의 시선으로 본 제주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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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문화 33호
이 논문은 제주사람이 아닌 타자(他者)의 시선으로 제주학의 방향과 과제를 제안하는 것이다. 제주는 지역 연구를 넘어서 지역학(regional science)을 펼치 기에 좋은 자산을 갖고 있다. ‘본풀이’ 같은 신화, 무가가 생활 속에 살아있고, ‘4.3항쟁’ 등 현대사의 쟁점도 ‘4.3문학’ 등으로 변주되어 다양하게 향유되기 때 문이다. 그런 만큼 편협한 지방주의와 배타적 향토주의 같은 지역 특권에 안주 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제주만의 독특한 언어, 민속의 특수성에 집착하여 급변 하는 현실을 외면하고 자료를 과거의 원형대로 수집, 보존하는 데 만족하면 곤란하다. 살아있는 문화를 박물관에 전시하는 골동품처럼 화석화시킬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수집한 자료가 훌륭하다고 자랑하는데 그치지 말고, 연구의 의의 를 확대하여 ‘제4세계문학론’의 선례 같은 보편이론화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 제주학의 담당자 또한 제주사람이라는 주체의식이 강조되는데, 약간의 문제가 있다. 출신과 거주의식, 애향심을 지나치게 강조하거나 자기중심주의에 빠지면 학문의 발전을 기할 수 없고 연구자 풀이 줄어드는 만큼 경계해야 한다. 제주 학은 이제 과거의 제주에만 머물지 말고 도시화, 탈근대화가 진행되는 현재진 행형의 제주까지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제주를 벗어나야 진정한 제주학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