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입춘굿의 복원과 축제화과정에 나타난 문제와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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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문화 31호
이 글은 전승이 단절된 이후, 1960년대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복원을 시도하며 최근에 이르러서는 탐라국 입춘굿놀이라는 도시축제로 거듭난 복원사례를 전통사회의 입춘굿에 견주어보며 오늘날의 도시축제로 어떻게 재맥락화되고 있는가를 살펴본 것이다.
과거의 입춘굿은 농업사회에서 풍요를 기원하는 제의적 연행으로서 생존방식의 일환으로 거듭해서 행해진 주기성을 띤 필수적인 것이었다. 반면 오늘날여러 차례에 걸쳐 복원된 입춘굿놀이는 일시적이며 선택적인 것으로 공연양식의 완성도에 집중하는 예술적 연행에 치우쳐 왔다.
축제의 측면에서도 과거의 입춘굿은 개인적인 어려움의 극복이나 소원의 성취를 사회구성원 전체의 문제로 확대해 공동으로 해결하는 공동체적 축제였다. 그러나 오늘날의 입춘굿에서는 이러한 신명풀이의 원리가 사라지고, 개인적인 스트레스의 일시적 해소에만 머물러 있어, 외형적으로만 공동체적인 축제의 양식을 보여줄 뿐, 내면에는 오늘날 개별화된 사회상이 그대로 나타난다.
이처럼 제주도 입춘굿의 복원과 축제화 과정은 오늘날 난립하는 축제들이 지닌 문제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전통적인 제주도 입춘굿의 전승원리와 현대축제로의 변환원리에 대한 깊은 탐구를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