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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천읍 함덕리 존나니모루 일뤳당 묘지석

분야별정보 > 종교 > 무속



제주도 기자(祈子)․산육 신앙

제주도 기자・산육 신앙은 삼승할망(생불할망, 불도할망)과 서천꽃밭, 혹은 돼지고기 금기를 어겨 부신(夫神)과 별거한 일뤳당신들의 내력이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제주도 기자・산육 신앙은 일반신 신앙, 당신앙, 조상신 신앙뿐 아니라 돌 신앙, 미륵 신앙, 기타 민속 신앙들이 얽혀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제주도 당신앙에서 산육을 관장하는 직능을 지닌 신은 일뤳당신(일뤠할망, 일뤠또, 일뤠중저, 서당국서, 서당할망, 서물한집, 허물할망 등으로 불림.)이다. ‘일뤠’는 당의 제일이 매 7일(초일뤠[7], 열일뤠[17], 스무일뤠[27])이기 때문에 붙여진 명칭이다. 일뤳당신은 아이가 15세가 될 때까지 보살펴주는 여신(女神)이다. 동시에 피부병, 안질(眼疾), 복통, 경증, 경세 등에 효험이 있는 치병신으로 관념된다.

 

○조천읍 함덕리 존나니모루 일뤳당

함덕리는 영등굿을 제외하고는 당굿을 벌이지 않는 대신 개인적인 비념을 하는 당신앙이 널리 퍼져 있다. 이 가운데 존나니모루 일뤳당은 소위 인간 삼승할망이라 불렸던 특별한 여성들의 묘소(墓所)가 당이 된 경우에 해당한다. 이를 특별히 ‘넋산’이라 부른다. ‘넋산’은 ‘넋드림을 하는 무덤’이란 의미이다.

인간 삼승할망은 달리 인간삼승, 인간불도라 불린다. 무업(巫業)에 종사하지는 않지만 귓병, 눈병, 잇병은 물론 신병(身病)을 낫게 하는데 신이한 능력이 있어 이를 직업으로 삼았던 여성들을 말한다. 또한 이들은 여성들의 출산을 돕는 산파의 역할을 전문적으로 행하기도 하였다. 이들의 전문적인 ‘입담’은 주술적인 효력이 강했다. 그래서 심방 외에 직업적으로 ‘넋드림’ 의례를 벌일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였다. 이런 면에서 인간 삼승할망은 일뤳당신, 삼승할망의 직능적 화신(化身)이라 할 수 있다.

인간 삼승할망은 영급과 수덕이 좋을 수록 다른 마을에까지 널리 이름을 떨치곤 하였다. 존나니모루 일뤳당은 함덕리 사람뿐만 아니라 제주도 전역 혹은 해외나 타지로 나간 자손들도 종종 찾아온다고 한다. 

존나니모루 일뤳당에 모셔진 고씨 할망은 묘석의 기록으로 말미암아 생전 내력을 가늠할 수 있다. 고씨 할망은 양천 허씨 진의 처이며, 1913년 7월 16일에 생을 마감하였다. 일찍이 아들을 잃고 후사가 없어 단양 우씨에게 자신이 죽으면 위하여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묘석 역시 단양 우씨가 고씨 할망을 기려 세운 것이다. 

인간 삼승할망은 일월조상으로 모셔지는 존재이다. 불도일뤌(일월)이라 불리는 존재들이 바로 생전에 삼승할망을 직업으로 삼았던 여성들이다. 실제로 조천읍 와산리에는 ‘이씨불도할마님 본풀이’가 고씨 집안 조상신 본풀이로 전승된다. 기자・산육과 관련하여 특별한 직능을 지녔던 인간이 당신이자, 조상신으로 숭앙되었던 또 다른 신앙 유형에 해당한다.

 

유형
사진
학문분야
종교 > 무속
생산연도
2020
저자명
제주학연구센터
소장처
제주학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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