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학 아카이브

한국 외국어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 논문

역사적 사건들은 다양한 방식을 통해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전달된다. 근현대사의 역사적 사건들의 경우 영상이나 기록 자료를 통해 사건을 살펴볼 수 있으며, 자료들을 바탕으로 도서, 영상, 기념행사, 축제, 기념관 건립 등으로 재현되어 역사를 이어간다. 본 논문에서 다루고 있는 4·3문화예술축전은 제주4·3사건을 재현하고 있는 축제이다. 4·3문화예술축전이 현재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한 고민에서 본 논문은 출발하였다. 4·3사건의 역사적 사실들을 다루고 있으면서 다양한 장르의 재현을 통해 예술적 차원에서 4·3사건의 논의가 이루어지고 비극을 아름다움으로 표현한다. 4·3사건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에게 4·3사건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상처를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문화정체성을 공고히 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이자 아름다운 섬으로 기억되는 제주의 공간 곳곳에 역사적 기억을 불어넣으며 의미 있는 장소로 거듭나는 역할도 한다. 4·3문화예술축전이 주목받아야 할 가장 큰 이유는 20여 년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 끊임없이 4·3사건의 진실규명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며 다양한 문화예술인들이 인권적 가치에 대한 결과물들이 모였다는 점이다. 단순히 특정 사건이 있었다는 사실을 밝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사건이 지니고 있는 핵심 문제에 대해 논의하며 왜 4·3사건에 대한 규명이 명확하게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4·3문화예술축전에서 4·3사건은 단순한 소재로 사용되지 않는다. 4·3문화예술축전은 곧 4·3사건이다. 사건을 직접 경험한 사람들의 목소리와 후속 세대들의 참여로 축제는 이루어지며 그들은 화해와 상생을 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