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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효제문자도 연구

분야별정보 > 사회과학 > 문화



 탐라문화 36호

 

지역의 풍토색은 지역의 생산력과 결합하여 다양한 기층문화로 나타난다. 그 문화는 다시 인간에 의해서 생산되고 향유되며 문화이데올로기화 된다. 제주도(濟州島) 효제문자도(孝悌文字圖)는 이런 풍토적인 문화를 잘 반영한 기층문화의 성과라 할 수 있다. 조선시대 주류 문화 중 하나였던 효제문자도는 유교의 덕목을 도상화(圖像化)하여 일상 속에서 조선 왕조의 국가이데올로기를 구현하고자 했던 교훈적인 그림 병풍이었다. 양반과 서민을 막론하고 병풍은 바람막이용과 장식용, 관혼상제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중요한 의례용 기물이었다. 원래 조선의 통치 이데올로기의 교화적인 수단으로 발흥하여 민중들의 멋과 풍류를 담아냈던 효제문자도는 오늘날 ‘민화’라는 전통회화의 한 형식으로만 남겨졌다. 제주도 효제문자도는 육지의 어느 지역보다도 독창적인 형식을 남겼다. 제주도 효제문자도는 조선의 영향권 아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양식적인 면과 구성 방식, 색채 면에서 육지의 효제도문자도와 전혀 다른 제주인의 미의식을 창출해내고 있다. 놀라운 것은 중국 본토나 베트남의 문자도 형식을 제주도 효제문자도에서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서로의 지역이 물길이 닿을 수 있는 표착지였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한라산의 풍부한 식생과 제주의 독특한 자연환경은 도상에도 영향을 끼쳤다. 갖가지 수목과 화초, 철새, 토착 조류 등 다양한 자연 대상물들에 대한 기억과 상상력을 동원해 현실과는 다른 독창적인 이미지들을 만들어 냈다. 여기에서 제주도 효제문자도의 현대성을 엿볼 수 있다. 추상적인 형태와 기하학적인 문양, 생략된 도상, 세련될 만큼 깔끔한 색 처리 등 현대의 디자인적인 요소를 창출해내고 있다. 이것이 바로 육지의 효제문자도의 내용과 형식을 빗겨간 제주도 효제문자도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단아한 색과 절제된 표현, 수채화처럼 맑은 분위기는 바로 ‘재료가 너무 귀한 나머지 아끼고 아낀 흔적의 결과’라고 결론지을 수 있다. 비·바람에 대처하기 위해 낮게 지어진 집의 크기에 알맞게 병풍의 크기 또한 여백 없이 바로 그림이 끝나는 지점에서 표구를 마감해야 했기 때문에 그 높이가 낮아졌다고 볼 수 있다.

유형
논문
학문분야
사회과학 > 문화
생산연도
2010
저자명
전은자
소장처
제주대학교 탐라문화연구원
조회
25
첨부파일
6.전은자(탐라36).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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