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대륙쇠큰수염박쥐(Myotis aurascens)의 분포 현황 및 계통 유연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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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회지 25권 12호
본 연구는 제주도 서식이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던 대륙쇠큰수염박쥐(M. aurascens)의 분포 현황과 계통 유연관계를 조사하기 위하여 수행되었다. 제주도 남서부의 진지동굴 3개 지역에서 대륙쇠큰수염박쥐 무리가 관찰되었다. 형태형질에 대한 비교결과에서 제주도 대륙쇠큰수염박쥐는 한반도 집단에 비해 HBL과 Hfu는 짧고, TL, EL, FAL, Tra는 더 길었다. 제주도 집단의 FAL, Hfcu는 유럽 집단보다 더 넓은 크기 변이를 나타내었다. 서식장소에 대한 주기적인 방문조사 결과, 같은 장소에서 대륙쇠큰수염박쥐들이 재확인이 되지 않았고, 이는 해안과 내륙의 진지동굴을 활동기 동안에 일간 휴식처로 이용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본 연구에서 이용된 모든 제주도 박쥐들에서 두 가지 유전자(CYTB, COI)의 염기서열들이 모두 동일하게 나타나, 이들이 모두 동일한 모계의 후손들로 추정되었다. 분자 유전학적 연구결과는 제주도 대륙쇠큰수염박쥐의 서열들이 계통수 상에서 기존에 유럽과 아시아의 M. aurascens 서열들과 동일한 분지에 있었다. 뿐만 아니라, 제주도 집단에서 얻은 염기서열들은 한반도에서 보고된 대륙쇠큰수염박쥐의 서열과 가장 근연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결과적으로 본 연구를 통해 제주도에서 자연 서식이 확인된 대륙쇠큰수염박쥐들은 모두 동일한 모계선조에서 기원하였고, 한반도나 다른 지역 집단들과는 형태적, 유전적으로 다른 배경을 보유하고 있어, 한반도를 경유하여 제주도로 이주해 온 집단으로 판단된다. 이상의 결과는 향후 제주도 포유동물의 유입경로와 생물지리학적 상관관계를 이해하는 데 있어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