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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학 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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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할머니, 아버지, 그리고 글청>

분야별정보 > 예술 > 미술



할머니는 천자문을 다 외우신 분이다. 나는 할머니에게서 천자문을 배웠다. 할머니는 나를 귀엽게 생각했다. 앉는 자세 몸을 흔드는 것도 차근 차근 가르치셨다. 하루는 수꾸락에 엿을 반 수자 정도 주셨는데, 너무 맛있다. 두 번 주지는 아니했다. "이거 먹엉 혼저 크라" 여러 날을 먹였다. 할머니는 다섯 살인 나를 글청에 데리고 갔다. 서당 선생은 허 봉옥. 다섯 살 말엽 오전에는 글청에 가서 하늘 천 따지를 읽혔고, 오후에는 목동이었다. 아버지는 매우 엄하셨다. "물 먹일 떄 길을 잘못 갔을 때는 회초리로 말 엉덩이를 떄리며 계속 따가라면 집까지 찾아 간다" "예"하고 대답하고 아버지를 쳐다보니 아버지는 안 보인다. 아버지는 나를 내 부렁 가꾸나 눈물이 좀 많이 난다. 진실로 슬펐다. 맨발이기 때문에 지금도 열 발가락 피가 나고 있다. 아버지는 찝신을 맨들지 못하였다. 오랜 세월 맨발 피가나면 담줄 밑에 많이 있는 쑥잎을 뜯어다 돌 위에 놓고 깨끗한 돌을 주서당 쑥하고 돌맹이 가루 하고 하나가 되게한다. 발가락 상처 난데 바르고 모시나무 껍찔을 아픈 발에 다 동여맨다. 이제는 좋다. 말꽁무니를 톡톡 떼리며 가보자 촘말로 집에 온다. 2010년 "나도 똥소로기처럼 날고 싶다" p.9 발췌
유형
사진
학문분야
예술 > 미술
생산연도
2008
저자명
임경재
소장처
제주학연구센터
조회
94
첨부파일
나의 할머니, 아버지, 그리고 글청.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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