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를 작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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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대나무 창을 만들겠다. 나이가 많은 OO를 찾아갔다. 대나무를 사야해.... 돈이 없으면 안된다. 다급하다. 마당 청소하는 대나무 빗자루를 뜯어 제일 가느다란 대나무 한 개를 골라 칼로 잘 다듬어 농밑을 긁어지게 했다. 이 대나무로 쑤시고 긁고 하다보니 종이 돈이 한 장 나왔다. 불그스럼한 5원, 이 순간 기쁨을 표현할 수 없다. 대나무 창을 만들기 어렵다. 창을 만들고 보니 너무 길고 무거웠다. 날이 어두워간다. 초조했다. 내일 이 OO이를 데리고 가서 참나무를 베어 와서 가래기창을 만들겠다. 참나무 한 개를 잘랐다. 가레기는 베틀에 실을 감는 쐬꽂이다. 대나무보다 간편하다. 창을 만든 후 마루에 세워두고 향사와 마을을 한 번돌아보아야한다. 마을은 조용하다. 집으로 빨리 가야한다. 외할아버지가 내가 만든 창을 잡고 소리 내여 울고 있었다. 큰소리로 외치며 계속 울었다. 아~아~아~ 이놈의 자석아 아~아~아~ 한시라도 빨리 죽으려고 이 짓 하느냐. 외할아버지는 나 어렵게 만든 창을 몽땅 꺽어 버렸다. 잘 고방 사람시라(잘 숨고 살고 있어라) 내일은 한수기 곶 숲 담배 가져다 주고 오마 뒤돌아 보지 않고 슬슬 간다. 2010년 "나도 똥소로기처럼 날고 싶다" p.30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