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신화 이공본풀이의 신화적 의미와 문화사적 위상 - 이공본풀이계 서사물의 변용과 의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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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연구 제10집
이공본풀이는 현재 제주도 무속제의에서 구송되는 무속신화이다. 본토에서는 이 신화와 유사한 이야기가 무가에도 있고, 지림사의 연기설화로도 있으며, 석보상절 속에서는 안락국태자경으로, 그리고 고대소설 안락국전 등으로도 존재하고 있어, 이 신화는 그간 학계의 관심의 대상이 되어 왔었는데, 현재까지는 이공본풀이가 본토의 안락국태자경을 수용하여 형성된 것으로 연구되어 왔다. 본고는 이 학설이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보아 시도한 것이다. 제주도 큰굿 내에서 이공본풀이가 차지하는 위상을 신화 명칭, 제의언어, 큰굿 열두거리의 구조, 그리고 서천꽃밭을 통해 살펴 보면, 이 신화는 무속제의가 형성될 때 창조된 무속고유의 신화로 볼 수 있다. 이런 신화가 무속에서 구송되는 것은 제주도 및 평안도에서 나타나는데, 제주도는 섬이어서 원형에 가깝게 남아 있고, 평안도는 변모된 모습으로 잔존하고 있다. 이공본풀이는 무속제의가 형성될 때 창조된 신화로서 그 형성시기가 상당히 오래된 것이다. 대문에 이공본풀이가 본토의 안락국태자경 같은 불경을 수용하여 형성되었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이것은 오히려 이공본풀이가 모태가 되어 지림사 연기설화나 안락국태자경 같은 서사물이 형성되었다고 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