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천강본풀이>의 본디 모습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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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원천강본풀이>의 덧입힌 부분을 걷어내고 본디 모습을 탐구하 고자 하는 데에 있다. 본격적 연구에 앞서 제목인 ‘원천강’의 뜻을 탐색하 다. 신화가 발생한 원시 애니미즘적 사고에서 자연과 인간은 미분화상태에 서 분화상태로 이행하는데, <원천강본풀이>에서 제목은 이와 같은 신화의 역사적 진화 과정을 반한다. 따라서 원천(原泉)은 주인공이 태어난 근본을 뜻하는 동시에 직능을 행하는 신직의 이름이기도 하다. 원천(原泉)의 뒤에 붙은 강(綱)도 원천(原泉)과 같은 뜻으로 중의적으로 쓰음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신화 선행설의 입장에서 신화의 본디 모습에 다가서고자 하였다. 먼저 신화에 들여온 삽화를 걷어내어 변화의 실체를 규명하다. 그 결 과 민담인 구복여행담의 일부가 신화에 삽입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부분을 제외하면 본디 이야기인 출생과 신직 부분이 남는다. 출생 화소에서 는 제주도의 ‘당신화’나 ‘탐라국 기원설화’에서 볼 수 있듯이 남방계 신화의 특성이 고스란히 반되어 있다. 신직 화소에 있어서 역사적 산물로 추정되는 수직적 질서관을 걷어내면 수평적 질서관이 자리잡고 있다. 수평적 세계에서 나타나는 신직의 특성은 <삼공본풀이>의 주인공인 가믄장아기를 통해 추론할 수 있다. 가믄장아기는 신직 좌정에 있어서 타자에 의한 부여가 아니라 스스로 좌정하는 화생관이 바탕이 되어 있다. <원천강본풀이>의 오늘이와 사계절의 관계는 자식과 부 모라는 신화적 상징성으로 나타나는데, 오늘이가 자신의 원천인 부모국에 도달하여 사계절의 질서를 바로잡음으로써 ‘원천신’으로 존재하을 것으로 본다. <원천강본풀이>의 본디 모습을 재구하는 작업은 신화의 역사성에 바탕을 둔다. 역사성은 연속과 단절을 거듭한다. 오늘이와 사계절의 관계는 우주 순환의 원리를 함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연속성을 지니지만, 이외에 들여온 민담이나 북방계 요소는 단절성으로 작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