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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본향당본풀이의 특징과 의의

분야별정보 > 문학 > 구비문학



제주에는 아름다운 경관만큼 아름다운 신화가 전해오고 있다. 오래 전에 만들어져 사라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전승되어 온 까닭이다. 농사를 짓던 것보다 오랜 수렵채취의 인간 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노래로 전해 온다. 사냥을 위해 신을 섬기던 시기의 구비서사시가 남아 전해지고 있다. 신앙서사시라 할 당본풀이 중에서 <서귀본향당본풀이>에는 바람의 신이자 사냥의 신이 등장하고 사냥꾼 김봉태가 신앙민으로 맺어지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알타미라 동굴벽화처럼 사냥과 인간의 소망이 담겨 있어, 최초 신화의 탄생과정을 떠올리게 한다. <서귀본향당본풀이>에는 ‘천지개벽’ 화소가 등장한다. 태초에 어둠이었다가 하늘의 닭이 울어 세상이 조금씩 밝아졌다는 이야기처럼 어둠을 밝히는 화소가 담겨 있다. <천지왕본풀이>의 것보다 더 원초적인 모습의 천지개벽이라 생각된다. 고산국이나 지산국이란 인격신이 어둠을 밝혔다고 하니 자연히 어둠에서 밝아졌다고 하는 비인격신적 전개보다 앞선 형태일 것으로 보인다. 뿡개질(무릿매)과 활을 쏘아 살 곳을 정하였다는 화소는 탐라국 건국신화의 3신인이 활을 쏘아 살 곳을 정하였다는 것과 같다. 활을 쏘아 사냥하던 3신인이 3여신을 만나 정주하게 된 것처럼 고산국과 지산국도 정주하는 쪽으로 바뀌어 간 것으로 보인다. 인간의 모심을 받게 된 신의 형상이 매우 정교하고 상세하면서도 우아함과 화려함을 지녀, 신앙민들이 신을 우러르는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신의 모습이 아름답게 꾸며진 것 속에서 신화의 아름다움을 한껏 느낄 수 있고, 종교와 문학의 상호성을 다시 실감하게 한다.

유형
논문
학문분야
문학 > 구비문학
생산연도
2016
저자명
허남춘
소장처
KCI
조회
22
첨부파일
서귀본향당본풀이의 특징과 의의.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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