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당본풀이의 계보 구성과 지역적 정체성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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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당본풀이는 일단 그 자체로 소중한 존재 의의와 가치를 가진다. 제주도에 당본풀이가 전승되는 사실은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사례이고, 다른 곳에서 찾아볼 수 없을 만큼의 현실 문맥적 기능을 하고 있음이 주목된다. 인접하고 있는 소수 민족 가운데 마을의 역사를 내세워 구비서사시로 부르고 있는 경우는 존재하지 않으며, 구비서사시가 풍부하게 남아 있는 민족에게서도 신화와 의례, 사제자와 신 및 청중 등이 통합적으로 기능하고 있는 지역의 사례는 보고되지 않는다.
제주도 당본풀이는 전승되고 전달되고 수용되면서 마을을 수호하는 '본향한 집' 또는 '토주관한집'의 신내력을 되새기는 서사시이다. 당본풀이는 흔히 '당매인심방', '당맨심방', '당하님' 등의 마을 사제자가 반드시 '상단골', '중단골', '하단골' 등의 마을사람에게 일정한 굿에서 구연한다. 이러한 구연의 기회는 신년과세제, 영등맞이, 마불림제, 시곡만대제 등의 당제 또는 당굿이 된다. 그렇다면 제주도 당본풀이는 살아있는 의례에서 살아있는 사제자에 의해서 구연되는 살아있는 신화이고, 단골들인 청중이 들어 알 수 있는 서사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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