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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농(豐農)의 원리: <세경본풀이> 서사의 신화적 의미

분야별정보 > 문학 > 구비문학



  농경의 풍요를 기원하는 의례에서 구연되는 제주도 서사무가 <세경본풀이>의 서사는 자청비와 문도령, 자청비와 정수남에 대한 이야기가 핵심이다. 이러한 핵심 서사는 일견 본풀이의 의례적 기능과 유리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나, 농경 풍요의 원리와 그것을 위한 전범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례와 밀접하게 조응된다.

  먼저, 자청비와 문도령의 애정담은 지상 존재인 자청비가 천상 존재인 문도령과 결연하여 천상의 穀種을 가지고 오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의 이면에는 풍요의 근원은 천상에 있으며, 천상에서 유래한 곡종은 지상의 풍요를 보장한다는 신화적 관념이 자리하고 있다. 다음으로, 자청비와 정수남 이야기는 정수남으로 대표되는 목축이 농경의 풍요와 어떤 관계에 있는가를 보여준다. 목축은 대지의 점유라는 측면에서 농경과 대립적이어서 농경의 풍요에 방해가 되지만, 역으로 대지가 아닌 천상에서 풍요를 탐색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자청비는 문도령과의 애정담에서 천상의 풍요를 지상에 가져오는 인물로 그려지며, 겁탈하려는 정수남을 죽였다가 되살려 세경신으로 좌정시키는 이야기에서는 풍요를 방해하는 목축을 농경을 위한 것으로 재배치하는 인물로 기능한다. 요컨대 <세경본풀이>는 천상의 풍요를 지상에 가져왔을뿐 아니라, 농경의 풍요를 방해하는 지상의 목축을 도리어 농경의 풍요를 위한 것으로 재배치한 인물인 풍요의 신 자청비에 대한 신화이다. <세경본풀이>의 서사와 의례적 기능의 조응은 바로 이 지점에서 찾을 수 있다.

유형
논문
학문분야
문학 > 구비문학
생산연도
2013
저자명
정진희
소장처
국문학회
조회
23
첨부파일
풍농(豊農)의 원리; '세경본풀이' 서사의 신화적 의미_정진희.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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