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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대할망과 여성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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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문화 42호

 

제주에는 창세신화가 여러 심방들의 무가 속에 남아 있다. <천지왕본풀이>가 대표적인데, 창세의 흔적을 지니고 있는 설문대할망 설화도 이와 함께 주목해야 한다. 제주도의 국토를 형성한 이야기로 거구의 여신이 엄청나게 많은 음식을 먹으며, 엄청난 양을 배설하고, 큰 옷을 지어달라고 하는 이야기가 전한다.

설문대할망은 거대한 몸으로 국토를 형성하는 역할을 담당하여, 거대한 몸으로 하늘을 들어 올려 세상을 만든 창세신과 대비된다. 단순하게 지형을 형성하였다고도 할 수 있지만, 신화체계를 본다면 천지분리와 국토생성은 모두 창세신화의 반열에 든다고 하겠다. 지형전설처럼 보이는 설화에도 섬과 오름의 창조 모티프가 담겨 있어 원래 설문대할망 설화가 지니고 있었던 창세신화적 면모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래서 본 논문은 중국과 일본의 창세신화와 비교하여 설문대할망 설화가 지닌 창세신화적 면모를 찾았다. 중국 여와와 무리우자 여신과 대비를 통해 설문대할망이 하늘과 땅을 바느질하여 창조한 여신과 동격임을 밝혔다. 거인의 배설물과 편력에 의해 지형이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는 일본의 ‘다이다라봇치’ 거인설화와 유사하여, 논문의 중심에 한국과 일본의 거인 모티프에 담긴 창세신적 특성을 규명하였다.

원시와 고대의 신화가 고대 남성 중심의 신화체계로 재편된 우리나라 대부분의 신화에는 여성 신화가 빈약한 편이다. 그런데 만 년 전부터 오천 년 전까지 모계중심사회가 전개될 당시의 신화체계를 지니고 있는 제주도에는 여성 신화가 풍부하다. 그 여주인공들의 활약 앞에 거대하고 강력한 여신 설문대할망이 있었다.

이런 여성신이 역사적 시간의 추이에 따라 변모하는 과정도 살폈다. 첫째, 여성 중심 사회가 남성 중심 사회로 바뀌면서, 여성영웅은 사라지거나 죽고 남성영웅이 등장하는 현상을 찾았다. 둘째, 여성 창세신이 남성 배우자를 만나고 남성신의 배우자로서의 위치를 갖게 되고 이어서 아이를 낳는 어머니 여성신의 면모가 드러난다. 셋째, 거대신이 거인신으로 바뀌고 거인으로 바뀐 후 인간 크기와 비슷한 신으로 점점 왜소해가는 현상을 볼 수 있었다. 넷째 야생적이고 반인반수의 신이 점차 부드럽고 자애로운 여성으로 변모하는 현상을 볼 수 있었다. 

유형
논문
학문분야
문학 > 구비문학
생산연도
2013
저자명
허남춘
소장처
제주대학교 탐라문화연구원
조회
67
첨부파일
설문대할망과 여성신화-허남춘.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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