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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공본풀이> 노가단풍아기씨의 죽음과 재생의 농경신화적 이해

분야별정보 > 문학 > 구비문학



노가단풍 아기씨의 행적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초공본풀이>의 서사구조는, ‘임신 - 긴 여행의 고난 - 출산과 양육 - 살해당함 - 재생’이다. 또한 삼천선비와의 대립과 함께 삼천선비가 아기씨를 살해하는 화소까지 나타난다. 이러한 서사구조는 초공본풀이 특유의 신화적 의미를 담는 것으로 보인다. 노가단풍 아기씨가 간 길은 산과 강을 몇 개씩이나 거쳐야 하는 험하고도 먼 거리이다. 아기씨가 임신해서 먼 길을 거쳐 서강베포 땅에서 드디어 출산을 했음을 기억하자. 곡식의 신인 아기씨가 ‘임신해서 먼 길을 거쳐 삼멩두를 낳았다’는 이야기를 곡식을 의인화한 것일 수 있다. 임신한 것은 봄이고 먼 길을 간 것은 여름 동안의 먼 길이며 삼멩두를 낳은 것은 가을의 추수로 이해할 수 있다.

그 서강베포 땅에서 아기씨는 살해되어 밭에 묻힌다. 한 해의 추수가 이루어졌으니 곡식의 정령의 일이 끝난 것이다. 아기씨는 왔던 곳으로 되돌려 보내져야 한다. 이듬해 다시 찾아와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기씨의 살해가 상징적이었음은 아기씨 무덤이 헛출병인 것으로 나타난다. 고대중 구연본에는 “앞밭디 출병을 헐따리고 보니 헛출병이로다. 뒷밭디 헛출병이로다”라고 하고 이중춘 구연본에는 “어머님 출벵막을 헤싼 보난 사외신체는 엇고 물멩지 단속곳 본메본장 이섰구나”라고 했다. 죽은 어머니의 신체가 없는데도 어머니를 살리러 삼형제는 길을 떠난다. 결과적으로 어머니는 재생하고 신이 된다. 다시 말하면 신으로 돌아온다.

신화적 세계관에서 죽음은 완전한 단절이기만 하지 않다. 삶과 죽음은 서로를 잇고 있는 순환이다. 죽음을 가져옴으로써 다음의 생명을 가져온다. 삼천선비는 그런 죽음을 있게 하는 존재이다.

삼천선비와 삼멩두, 아기씨는 그런 대결관계에 있음을 보인다. 그러나 그것은 모의적 대결이고 다툼이다. 결국은 봄의 생명력을 회복하기 위해 치르는 가장된 다툼일 뿐이다. 삼천선비가 없다면 아기씨의 죽음이 없고 그렇다면 다음해의 부활도 없다. 부활이 없으면 곡식의 성장은 없다. 

유형
논문
학문분야
문학 > 구비문학
생산연도
2011
저자명
신연우
소장처
한국고전여성문학회
조회
39
첨부파일
초공본풀이 노가단풍아기씨의 죽음과 재생의 농경신화적 이해.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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