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제주학 아카이브

제주학연구센터에서 수집한 소장자료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함세덕 희곡<산사람들> 연구 - 텍스트 문제와 제주4?3 인식을 중심으로

분야별정보 > 문학 > 현대문학



1990년대 중반 이후 함세덕의 <산사람들>(1949~50)에 대한 여러 연구물들이 나왔다. 제주4․3을 형상화한 이 희곡은 4․3이 진행 중이던 시기에 북한의 문예지 『문학예술』에 발표되었다는 점에서 충분히 주목할 만했다. 하지만 그간의 연구에서는 텍스트 문제와 제주4․3 인식의 고찰에는 소홀한 점이 있었다. <산사람들>에 대한 우리 학계의 연구는 2막 3장의 작품임을 전제로 진행되어 왔으나, 필자는 최근 제3막과 제4막 텍스트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미군정 수뇌부의 대책회의 관련 내용이 제3막에, 입산자들의 생활과 토벌대와의 싸움이 제4막에 각각 그려짐으로써 훨씬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음을 알 수 있었기에, 이제 새로운 접근이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 작품은 제5막까지 있는 작품일 가능성도 있다. 1949년 평양에서 소년 빨치산 연락병 배역을 맡아 <산사람들> 공연에 참여했던 육철식이 5막 7장임을 분명히 증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의 내용과 짜임을 보더라도 육철식의 증언이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이 작품은 1948년 해주, 1949년․1950년 평양 등 총 3회 무대에 올려졌고, 2회 공연 후에 현전하는 대본이 완성된 것으로 판단된다. <산사람들>의 등장인물을 보면, 부을나․삼바우처럼 작가가 창조한 인물들도 있지만 실존인물과 관련된 인물들도 많다. 안재홍․송호성․김영배․조병옥 등은 실존인물이 그대로 나온 경우이며, 선우기승․부용철 등은 성이나 이름의 일부만 살짝 바꾸어 나온 경우이고, 김석민․최진렬 등은 특정 인물(혹은 둘을 뒤섞은 인물)을 모델로 삼은 것으로 추정되는 경우이다. 이러한 인물 설정 양상은 4․3이 반미 통일 투쟁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창작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에서는 또한 4․3 시기의 주요 사건들이 과장되거나 생략되어 나타난다. 4월 3일의 무장대의 전과(경찰과 우익 인사의 피해) 규모를 과장하고 있으며, 무장대와 국방경비대 사이에 합의되었던 4․28평화회담에 관해서는 전혀 언급되어 있지 않은 점에서 그것이 확인된다. 이는 무장대와 토벌대를 선악 구도로 몰아감으로써 봉기와 항쟁, 나아가 인민공화국 건설의 명분을 정당화하기 위한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김일성을 영웅으로 받들고 있는 점에서도 북의 전략이 반영된 작품임이 확인된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산사람들>은 무장대와 제주민중들의 입산 생활이 잘 드러난 작품이어서 주목된다. 입산 투쟁을 하다가 월북한 인사들의 증언을 토대로 창작된 희곡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 작품에서 그려진 입산 생활은 상당한 리얼리티를 확보하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따라서 함세덕의 <산사람들>은 4․3 당시의 입산 생활을 구체적으로 드러낸 작품이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고 본다.

유형
논문
학문분야
문학 > 현대문학
생산연도
2010
저자명
김동윤
소장처
KCI
조회
20
첨부파일
함세덕 희곡 산사람들 연구 - 텍스트 문제와 제주4?3 인식을 중심으로.pdf

이 자료의 저작권은 원저자에게 있습니다. 자료 사용 시 원저작권자의 승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