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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항파두리(缸坡頭里) 항몽(抗蒙) 유적 내성지(內城地) 출토 ‘윷판형 암각화’의 상징성

분야별정보 > 역사 > 고고



 

민속학연구 제38호

제주도 항파두리 성 터의 주춧돌(foundation stone)에서 윷판형 암각화를 발굴하였다. 주춧돌은 비정형의 자연암석인데, 크기는 79×50cm이다. 이런 주춧돌의 중심부에 20.5×16.8㎝ 크기의 윷판을 새겼다. 주춧돌에 윷판을 새긴 사례는 제주도로서는 처음 있는 발견이고, 육지부에서도 그리 많지 않은 사례(총5곳 7점)임을 감안할 때 주목할만한 가치가 있다. 이 윷판은 놀이용이 아닌 특정의 의례용이라는 관점이 이 글의 전제(precondition)인데, 이에 대한 의미를 추론하고자 하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이다. 건축물 관련 주춧돌에 새긴 윷판형 암각화를 해석하고자 할 때, 전통적인 풍수적 관점을 무시할 수 없다. 부족한 곳을 보충하고 넘치는 것을 누르려는 것이 비보풍수의 핵심이다. 윷판이 다수의 주춧돌에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특정의 주춧돌 한두 개에서만 발견된다. 이 점은 주춧돌의 윷판형 암각화가 비보풍수의 한 방편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뜻한다. 그러나 이는 도선(道詵) 풍수 이후에 적용된 의례적 상징이 될 것이니, 차후의 과제로 삼는다. 기존의 연구에서 밝혔듯이 윷판형 암각화는 북두칠성 신앙을 표현한 의례적 상관물(Ritual correlative)이다. 구체적으로 도교적인 표현물이고, 천체(天體)와 천상(天上)의 이상적 질서를 지상에 구현하고자 하는 은비성(隱秘性, occultism)에 입각한 상징물이다. 비의적(秘儀的, esoteric) 성격을 지닌 표현물을 주춧돌에 놓음으로써 기둥에 가려지게 되는데, 이는 쉽게 드러내지 않는 은밀한 ‘비의성(秘義性)’을 뜻한다. 이렇듯 은비성(隱祕性)을 위해 주춧돌에 새긴 윷판의 크기는 기둥의 지름보다 약간 작다. 그렇기 때문에 ‘윷판은 가려지고’, 결국 비의적(秘義的)인 상징이 된다. 가설적인 차원이지만 결국 항파두리 성터의 주춧돌 윷판형 암각화는 다음의 성격을 지닌 의례 상관물(儀禮 相關物)로 해석하고자 한다. ① 비상 상황에서 급히 짓는 삼별초의 건물에 북두칠성의 주천(周天)을 모사한 상징물을 넣음으로써② 천문학적 질서가 반영된 기하학적 완전공간을 구현하고③ 삼별초가 꿈꾸던 이상(항쟁과 왕국 건설)을 달성하려는 은비적(隱祕的)인 상징물그러므로 제주도의 항파두리 항몽 유적 건물지에서 출토된 주춧돌의 윷판형 암각화는 일반적인 건축의례(建築儀禮)와 맥을 같이하는 상징물이다. 이 유물이 국가 차원(삼별초)의 건축의례 상징으로 만들어진 유물이고, 윷판으로 볼 때 제주도 최고(最古)의 연대기적 유물이라는 점에서 가치를 더한다.

유형
논문
학문분야
역사 > 고고
생산연도
2016
저자명
장장식
소장처
KCI
조회
31
첨부파일
제주 항파두리(缸坡頭里) 항몽(抗蒙) 유적 내성지(內城地) 출토 ‘윷판형 암각화’의 상징성.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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