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후기 지도와 기록화를 통해 본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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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 43권 3호
본문에서는 제주 지도와 기록화 및 실경도를 문헌 사료와 비교 검토하여 역사적, 문화사적 관점에서 조선후기 제주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려 하였다. 먼저 조선시대 제주도 지도와 그 정보, 실경도를 분석하여 시기별 특성과 사적의 변화 과정을 분석함으로써 당시 제주의 시대상을 파악하였다. 관찬 제주지도는 조선시대 제주에 대한 통치와 관방, 경제적 측면의 인문정보를 반영하고 있어 제주에 대한 당시 인식을 엿볼 수 있고, 제주목사가 주관하여 제작한 기록화는 제주의 관아 터와 주요 명승 및 사적을 복원하는데 유용한 자료이다.
1702년 이전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목판본 「탐라도」를 비롯하여 1706년과 1709년에 각각 제작된 목판본 「탐라지도」는 제주지도의 보급과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탐라십경도 「탐라도총」과 탐라순력도의 「한라장촉」과 같이 기록화 속에 현존하는 제주지도와 18세기 중반 해동지도의 「제주삼현도」와 같이 군현 지도 속의 제주지도는 지형과 하천 수로의 흐름 등을 비교하여 목판본 「탐라도」의 계보와 이후 제작된 1709년 「탐라지도」의 계보로 구분할 수 있다. 그밖에 특수 지도인 목장지도는 17세기 제주목장의 분포와 정황을 파악할 수 있는 주요 근거가 된다.
제주도의 실경을 그린 작품 중 대표적인 것은 1694년 제주목사 이익태(李益泰, 1668‒1704)가 제주 명승 10곳을 정하여 제작한 탐라십경도의 모사본 3점이 전하며, 1702년 제주 일대의 순력을 마치고 1703년 제주목사 이형상(李衡祥, 1653‒1733)이 제작한 탐라순력도가 현존한다. 탐라십경도는 조천관, 별방소, 성산, 서귀포, 백록담, 영곡, 천지연, 산방, 명월소, 취병담 등 제주의 절경을 그린 것으로, 17세기 말 산수 유람과 명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제주목사 이익태가 순력의 결과로 십경을 직접 선택한 점에서 주목할 수 있다. 이후 부임한 이형상은 명승에 그치지 않고 제주목의 주요 행사나 가을 순력 등 제주목사의 공적인 활동과 제주의 특산물, 풍속 등을 묘사하여 기록 이상의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본문은 지도, 기록화 및 실경도 등과 같은 시각적 사료를 활용함으로써 문헌 자료를 중심으로 진행되어 온 조선시대 제주의 풍속과 문화를 연구하는데 그 외연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