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소의 대략에,
“신이 외람되게도 지극히 간절한 마음을 아뢰어서 참의에 제수한 새로운 명을 거두어 주시기를 바랐는데 비지(批旨)를 받들자 속히 올라오라는 하유가 있었으니 신이 전보다 더 황공합니다. 그러나 수치를 씻어 문정공(文正公 송시열(宋時烈))에게 보답하였다는 하교는 미욱하고 아둔한 신으로서 성상의 뜻이 무엇인지 어떻게 헤아려야 하겠습니까. 신이 이 하교를 받든 뒤로 여러 날을 생각해 보았으나 갈수록 당황스러워 이렇게 말씀하신 이유를 알지 못하겠고 또한 어떻게 답하여 아뢰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