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어사(濟州御史) 심낙수(沈樂洙)가 상소한 데 대해, 비답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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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소의 대략에, “제주도 일대를 살펴보니, 이곳은 호남의 울타리로서 이곳에서 생산된 말과 공물(貢物)로 바치는 감귤(柑橘)은 참으로 그 쓸모를 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대한 면이 있습니다. 대판(大坂), 강호(江戶), 복건(福建), 강남(江南)은, 제주도가 그 사이에 끼여 있으므로 동쪽이나 서쪽에서 순풍(順風)을 만나면 돛을 한 번 올려 5, 6일 만에 닿는 거리에 불과합니다. 고려(高麗) 때 삼별초(三別抄)가 반란을 일으켜 이 섬에 웅거하고 있었는데, 김방경(金方慶)이 토벌하러 오다가 바다 가운데서 바람을 만나자 크게 탄식하기를, ‘국가의 안위가 이 한 번의 조치에 달려 있다.’ 하였습니다. 김방경은 드물게 보는 명장(名將)으로서, 작은 섬에서 일시적으로 반역한 역적들을 조만간에 섬멸할 수 있었는데도 ‘국가의 안위가 이 한 번의 조치에 달려 있다.’라고까지 한 것은 역적들이 외국과 연결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