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수찬 어용겸(魚用謙)이 상소한 데 대해 비답을 내리고, 상소의 내용이 도신(道臣)이 조사한 것과 상반되게 된 경위를 도신으로 하여금 조사하여 살펴 장계(狀啓)로 보고하게 하라고 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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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소의 대략에, “신이 성상께 받은 은혜는 하늘과 같고 지은 죄는 태산과 같습니다. 가볍게 처분하여 귀양 보내신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풀어 주시는 은택이 곧바로 미쳤고, 그사이 향관(享官)의 일을 맡고 있을 때에도 죄를 지었는데 살려 주기를 좋아하시는 성상의 은덕으로 아울러 유배되는 처분을 면하였으니, 신의 어미에게는 죽게 되었다가 다시 살아난 아들이 되었고 그것을 보고 들은 사람들은 도로에서조차 감격하였습니다. 그런데 뜻밖에 홍문관(弘文館)에 특별히 제수하시는 명이 문을 닫고 근신하던 중에 갑자기 내렸습니다. 신이 근신(近臣)의 반열에서 멀리 떠난 지 이제 7년이 되었는데, 지금 제수하는 교지(敎旨)가 내려 도리어 당황스럽고 놀라워 감히 염치를 무릅쓰고 나아갈 생각을 내지 못하겠으니, 그 정상이 참으로 서글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