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조 참의 심환지(沈煥之)가 상소한 데 대해, 비답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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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심환지가 올린 상소의 대략에, “성상께서 조섭하신 지 9일이 되었으나 약원은 인원을 갖추지 못하고 있고 조정 신하들은 문안하지 못하여 위아래가 막혀 있으니 나아가서나 물러나서나 걱정스럽고 초조하였습니다. 그런데 은대(銀臺 승정원)의 육방(六房)에서는 오직 왕명의 출납(出納)을 진실하게 해야 하는 의리를 모르는 듯이 하고 꼿꼿하게 간언해야 할 양사에서는 감히 뵙기를 청하지 못하니, 이것이 무슨 국가의 체모란 말입니까. 대신은 차자를 올려 자신의 병세를 말하거나 왕명을 받들고 물러나 있으며, 궐 밖의 재신(宰臣)들은 모였다가 곧바로 흩어져 한 사람도 합문(閤門)을 밀어젖히고 들어가 감히 간언하는 자가 없었습니다. 신이 생각건대, 성인의 마음은 천지처럼 열리고 받아들이며, 천지의 기(氣)도 성인과 서로 막힘없이 통합니다. 전하는 우리나라가 의지하는 성인이시니, 전하의 마음이 화평하면 천지의 마음도 화평하고 전하의 기가 화평하면 천지의 기도 화평해질 것입니다. 그리하여 천지가 제자리를 잡고 만물이 충분히 육성되어 소인은 물러나 사라지고 군자는 나아가 기세를 펴게 될 것이며, 성상께서 강녕하시어 여러 복을 모아 받아 그것을 베푸심에 하늘이 내리는 경사를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