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인정(涵仁亭)에서 차대(次對)를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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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르기를, “도목 정사(都目政事)가 방금 끝났는데, 이번에는 과연 어떠하였는가?” 하니, 영의정 서명선(徐命善)이 아뢰기를, “이번 도목 정사는 실로 잘 하였고, 복직(復職)과 초사(初仕) 또한 공평하게 배의(排擬)하였습니다.” 하여, 내가 이르기를, “대정(大政)이 끝난 뒤에 으레 대신(大臣)의 가부(可否)가 있는데, 과연 아뢸 만한 정사가 없는가?” 하니, 서명선이 아뢰기를, “수령 가운데 홍원 현감(洪原縣監) 백봉린(白鳳麟)은 사람됨이 귀먹고 노쇠하였으니, 번잡한 직무를 감당하지 못할 것입니다.” 하여, 내가 이르기를, “전관(銓官)이 미처 그 사람을 보지 못하고 이렇게 의망한 것인가?” 하니, 서명선이 아뢰기를, “생각건대, 올해가 신축년이기 때문에 백망(白望)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이렇게 검의(檢擬)한 듯합니다.” 하여, 내가 이르기를, “나도 그 사람됨을 보았는데 과연 매우 곤란하였다. 그러나 이 전관이 마침 올해를 당하여 이 사람으로 의망한 것이니, 그만둘 수 없을 듯하다.” 하니, 서명선이 아뢰기를, “그렇습니다. 이 고을은 평소 다스리기 어렵다고 하였으니, 만약 한산한 읍이나 자리를 맡긴다면 무방할 듯합니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