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의정 이성원이 아뢰기를,
“신들에게 죄가 있는데 아직 처벌하지 않으시니 죽으려 해도 죽을 수 없습니다. 오늘 등대(登對)한 것은 감히 묘당(廟堂)의 일을 복주(覆奏)하기 위해서가 아니고 오직 먼저 죄에 해당하는 형률로 처벌을 받고 겸하여 어전(御前)에서 신들의 심정을 다 피력하고자 해서입니다. 유언호(兪彦鎬)에 대한 처분은 선왕의 아름다운 법을 따르시려는 뜻에서 나온 것이니 신들이 받들어 따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만, 김치인(金致仁)의 죄로 말하자면 유언호에게 비할 정도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