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 유악주(兪岳柱)가 피혐 계사를 올린 데 대해, 비답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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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악주가 아뢰기를, “신이 스스로 허물을 지어 6년 동안 먼 바다에 정배되었으므로 먼 섬의 귀신이 되는 것을 자신의 분수로 여겼습니다. 그러다가 기유년(1789, 정조13) 이후로 누차 은덕을 입고서는 시골에 처박혀 살면서 세상 사람들에게 잊혀졌습니다. 그런데 뜻밖에 사헌부 관원에 제수하는 교지가 갑자기 내려오고, 이어 역마를 타고 올라오라는 명이 있었습니다. 신이 다른 것은 돌아볼 겨를이 없고 사은(謝恩)하기에 급급하였습니다만, 죄를 지은 처지에서 어찌 감히 관직을 논하겠습니까. 그리고 신이 이미 사헌부에서 장령을 지냈으니, 격례로 헤아려 볼 때 그대로 염치를 무릅쓰고 있어서도 안 되겠습니다. 체차하라고 명해 주소서.” 하여, 비답하기를, “사직하지 말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