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의정 김치인(金致仁)이 아뢰기를,
“신의 정황으로 어찌 감히 조정에 나설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성상의 뜻은 재촉하여 반드시 나오게 하는 데 있어서 결국에는 감히 들을 수 없는 하교까지 자주 내리셨습니다. 임금의 명령이 잘못 내려지는 것은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닌데, 보잘것없는 신으로 인해 잘못된 거조(擧措)가 있게 되고 보니 신은 실로 황공하여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전하께서도 잘 성찰하시어 거울삼을 것이 먼 데 있지 않으며 잘못을 두 번 저지르지 않는다는 경계를 깊이 간직하소서. 이로 인해 말씀드릴 점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