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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기행(水國紀行)(삼(三)): 이곳도 우리의 땅? 상하(常夏)의 남국정서(南國情緖)(1935년 08월 03일) 2

분야별정보 > 역사 > 제주사일반



성내(城內)는 삼(三)천여호에 인구 일(一)만을 헤인다고 하나 아직 정돈되지 못한 시가지가 바둑판 같은 정연미를 찾기에만 급급한 근대도시보다도 옛맛이 잇다. 더욱이 굵직굵직한 동바로 그믈뜨듯 얽은 지붕이며 사오척의 이끼낀 돌담사이로 남국의 부녀들이 미끈한 종아리를 내노코 걸어다니는 풍경은 어디다 갖다 노튼지 “남국의 섬”이라는 인상을 주리라.

제주도 또한 남국인지라 검은 살빛에 야생적인 품격은 누구나 상상할 것이다. 그러나 도민들의 표정에는 언제나 인자하고 온후한 맛이 잇다. 연연한 꽃닢을 대하는 듯이 부드러웁고 나글나글하다 이르는 말에 남국의 인정(人情)이라는 것은 이러틋 온후하고 복스러운 표정을 일커름이리라.

진주지국장과 지국원인 김석묵(金錫黙)씨 이태윤(李台潤)씨를 합한 우리일행은 성벽같은 돌담새를 빠저서 옛날 탐라국의 시조인 고부량(高夫良) 삼(三)선인이 낫다는 모흥혈(毛興穴)을 찾엇다. 모흥혈은 속칭 삼성혈(三姓穴)이라고도 하여 듣기보다도 아조 평범한 잔디밭이다. 우리가 이를 꼭 믿을 바는 못된다하더라도 이러토록 평범한 잔디밭에서 그만큼 탁월한 사람이 나엇다하니 항상 “위대”라는 것은 평범속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감을 새로이 하엿다. 삼성혈을 둘러싼 돌담안밖으로 고, 부, 량 삼성의 후손들이 선조를 받드는 사당이 잇고 담 둘레로는 창연한 노송만이 이미 가버린 옛을 추억하고 잇다. 이송림새로 타는 듯 새빩안 석류꽃송이가 남국의 정렬을 자랑하고 잇다.

◇ 사진은 제주도 지붕​

유형
사진
학문분야
역사 > 제주사일반
생산연도
1935-08-03
저자명
동아일보
소장처
제주학연구센터
조회
17
첨부파일
613.수국기행(水國紀行)(삼(三)) 이곳도 우리의 땅 상하(常夏)의 남국정서(南國情緖)(1935년 08월 03일).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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