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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기행(水國紀行)(사(四)): 산무도적(山武盜賊), 도불습유(道不拾遺) 황혼(黃昏)되면 우마방목(牛馬放牧)(1935년 08월 04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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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기행(水國紀行) (사(四)):

산무도적(山無盜賊), 도불습유(道不拾遺) 황혼(黃昏)되면 우마방목(牛馬放牧)

제주도행(濟州島行)  ◇ 산지포(山地浦)에서 이무영(李無影)

용연(龍淵)의 절경(絶景)과 삼사비(三射碑)

삼성혈을 보고 돌아서려니 흐렷던 날이 금시에 바짝들며 해가 쨍쨍 나려 쪼인다. 서문교(西門橋)를 지나서 공자묘를 구경하고 다시 밭이랑을 타고 해변으로 나가려니 노송가지 사이로 무엇인지 뻔쩍한다 물이다. 물, 거울면 못지 안케 맑고 잔잔한 물에 오라간만에 보는 해볓을 예찬하는 듯 눈이 부시도록 반사를 한다.

아, 이토록이나 맑은 물은 어다 잇으며, 물이면 물이엇지 이토록이나 잔잔한 수면이 잇을 수 잇을까?

이것은 달 밝은 밤, 제주도 시악들의 목욕터라는 용연(龍淵)이다.

수면까지 삼(三)사(四)십척이나 되는 절벽이 양쪽 언덕이 되고 그 사이를 수은같이 맑은 물이 흐른다아. 그러나 이물을 그누가 흐른다 할 것인가? 잔물살 한줄없는 물속에서는 가끔 잉어의 허연뱃 대기가 번적인다.

용연은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최고의 괴벽(怪癖)을 다하야 만든 석함(石函)이다. 천태만상의 기암(奇巖)이 변두리가 되어 잇는 것도 장관이려니와 그 기암절벽 틈을 파고난 반송(盤松)이 거올 속 같은 물에 비치어 물속의 해송(海松)이 절벽에 비치엇는지 절벽의 반송이 물속에 비친것인지 분간키 어려울만하다.

아람드리 노송에 등을 기대고 가마니 물가에 앉앗으려니 세상만사(世上萬事)는 잊히는 듯 물러가고 조름만 포옥 포옥 쏟아지네. 구렝이도 십(十)년에 용되엇다 하거늘 저물에 몸닦고도 지은죄 못벗으랴.

잉어인지 꼬리로 물살지을 때야 현긔가 나네, 이 몸도 용되어 오르는가 하엿소

​2에 계속​​

유형
사진
학문분야
역사 > 제주사일반
생산연도
1935-08-04
저자명
동아일보
소장처
제주학연구센터
조회
19
첨부파일
614.수국기행(水國紀行)(사(四)) 산무도적(山武盜賊), 도불습유(道不拾遺) 황혼(黃昏)되면 우마방목(牛馬放牧)(1935년 08월 04일).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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