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제주학 아카이브

제주학연구센터에서 수집한 소장자료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탐라순력도 - 정의현: 성산관일

분야별정보 > 역사 > 제주사일반



 1702년(숙종 28) 7월 13일, 성산일출봉에서 해뜨는 광경을 바라보고 있는 그림으로 일출봉과 우도의 지형이 자세하다.

 일출봉 입구에 진해망(鎭海望)의 옛터가 표시되어 있고, 그 위로 일출봉의 정상에 있는 성산망까지 오르는 등정길이 자세하게 나타나 있다.

 ‘성산망’은 성산 위에 있었던 망(望:봉수)을 일컫는다. 각교(刻橋)는 ‘깎아 만든 다리’를 뜻하는데, 성산을 오르는 길이 험난하므로 암반에다 계단을 새겨 만든 듯 하다. 일출봉 앞 평지에는 봉천수가 있으며, 이곳에서 하마(下馬)하고 걸어서 성산망에 이르게 되어 있다.

 죽도와 동두 어영굴이 표기된 우도의 지형, 오조연대의 위치가 표시되어 있다. 오른쪽 하단의 식산악(食山岳)은 ‘밥미오름’의 한자 차용 표기로, 지금 성산읍 오조리에 있는 표고 60미터의 식산봉이다.

 이 그림의 회화적 특성을 살펴보면, 관동팔경의 경치를 그림 민화풍의 그림과 비슷하다.

 일출봉의 기암절벽을 독특하게 입체감을 살려 표현했다. 바다에는 파도무늬를 그려 넣고, 바닷가에는 부서지는 파도의 포말을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 특히 떠오르는 해의 모습이 회화적 특성을 강하게 느끼게 한다.

성산출일과 영주십경

 

동쪽 머리에 솟은 산 불야성인데 / 해 돋는 곳 아침빛 흐린 듯 맑은 듯 / 빨간 구름 덮인 바다 위 돛단배 가고 오면 / 먼 촌락에선 아침 연기 파랗게 솟아라 / 문득 용이 눈을 부릅뜬 듯 천문(天門)이 열리고 / 복숭아꽃 핀 마을에선 닭 울음소리 / 해가 둥그렇게 굴러 황도에 오르면 / 천지가 환히 밝아 모두 다 우러러보네. (매계 시 ‘성산출일’, 오문복 옮김)

 

 영주10경 제1경 ‘성산출일’을 노래한 시(詩)다. 제주의 동쪽 끝 성산일출봉에서 바라보는 해 뜨는 경관이 그렇게 아름답고 장엄한 것이다.

 영주10경의 대상과 차례 등에 대해서 여러 가지 얘기들이 있었지만 10경에 대해 제목을 붙이고 시(詩)를 읊은 것은 신촌에 살았던 매계(梅溪) 이한우(李漢雨)가 처음이라고 전해진다.

 매계의 시를 번역한 한학자 오문복(吳文福)은 영주십경의 차례와 명칭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성산출일(城山出日), 사봉낙조(紗峰落照), 영구춘화(瀛邱春花), 정방하폭(正房夏瀑), 귤림추색(橘林秋色), 녹담만설(鹿潭晩雪), 영실기암(瀛室奇巖), 산방굴사(山房窟寺), 산포조어(山浦釣魚), 고수목마(古藪牧馬)가 십경의 올바른 차례와 명칭이다.

 이 차례나 명칭의 글자를 바꾸면 계절이나 대(對)에 배치되므로 함부로 바꿀 수 없는 것이다. 성산출일(城山出日)을 성산일출(城山日出)로 잘못 부르는 이가 있다.

 출일(出日)을 일출(日出)로 부르면 사봉낙조의 낙조와 대가 되지 않을뿐더러 출일의 시간적 흥취와 감흥적 아름다움이 반감되고 만다. 십경의 차례 역시 함부로 바꾼다면 계절, 대, 지역 등의 균형에 어긋나게 된다.” [ 영주십경 소고(제주도 90호, 1991) ]

 성산일출봉은 해발 182m 높이의 오름이다. ‘성산출일’이 영주10경 중 제1경으로 꼽히는 것은 일출 모습 때문만은 아니다.

 독특하고 웅장한 산체 자체도 그렇거니와 산체와 어우러진 주변 자연 또한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하기 때문이다.

 옛 기록에 의하면 “천길 봉우리가 바다에 우뚝 솟아 사면은 암석, 그 위는 오목하게 함지를 이룬 것이 마치 성처럼 보인다 하여 성산(城山)이라 한다.”고 했다.

  병풍처럼 둘러쳐져 천연의 산성(山城)을 이루고 있는 꼭대기의 암봉들은 ‘아흔아홉봉’이라 일컬어지는데 저마다 다른 모습을 하며 수만 평의 대형 분화구를 에워싸고 있다. 이들 기암괴석 가운데 ‘등경돌[燈擎石]’이라 부르는 바위는 바위 위에 다시 큰 바위를 얹어놓은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이 ‘등경돌’에는 제주섬을 빚었다는 여신 설문대와 김통정 장군의 전설이 전해진다. 설문대가 이 바위를 등잔불 삼아 불을 켰는데 등잔이 너무 얕아 다시 바위 하나를 더 올려놓아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는 것이다. 김통정 장군과 얽힌 전설은 다음과 같다. 옛날 김통정 장군이 성산에 성을 쌓았는데, 부인이 밤이면 등경돌에 불을 밝혀 바느질을 했다.

 부인이 하루는 바느질을 하다말고 이렇게 말했다.

 “불빛을 좀 높였으면 좋겠는데 불빛이 낮아 바느질을 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이 말을 들은 김통정 장군은 불을 켜던 돌 위에 또 하나의 돌을 들어다 얹혀놓아 부인이 바느질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해 주었다. 그래서 등경돌은 두 개의 돌로 된 것이다.

 성산일출봉은 1976년 9월 9일 제주도 기념물 제36호로 지정 · 관리하다 2000년 7월 19일 천연기념물 제420호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유형
고문헌
학문분야
역사 > 제주사일반
생산연도
1703
저자명
제주시 제주목 관아
소장처
제주목 관아
조회
76
첨부파일
탐라순력도_정의현_성산관일.jpg

제주학 아카이브에서 창작 및 제공하는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