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근천수정사중수권문(국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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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국은 바다로 둘러싸인 섬이기에 그 뱃길은 아득히 멀다. 바람과 파도, 혹은 왜구의 약탈에 대한 근심이 많기에 토박이들은 북쪽의 뭍으로 나가 학문에 전념하기를 꺼린다. 도리를 들어 아는 자가 적기에 이곳의 풍속은 자연스레 절박하고, 미루하며 어리석기 까지 해서 믿음을 좋아한다. 대개 구하는 바가 있으면 기도하고 제사를 지내는데, 병이나 액운 때문에 상을 당하면 그 복과 화를 하나같이 신에게 들으러 한다. 급기야는 삵괭이나 쥐, 뱀, 귀신 마적도 신으로 여겨 모신다.수목이 우거진 곳에 있는 사당들이란 여기저기 서로 마주 보일 정도이고, 징소리와 북소리가 연이어서 들려나올 정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