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방의 조선시대 출판문화에 관한 연구
분야별정보 > 역사 > 문화
전남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 논문
그동안 제주지역은 지리적으로 뭍과 떨어져 있어 과거부터 최근까지 제주와 관련된 모든 면에서 중앙으로부터 사실상 소외되어 왔으며, 학문분야라 하여 다를 바가 없었다. 특히 書誌學 분야에 있어서는 불모지나 다름이 없다. 본 연구가 제주도에서 개간된 책판류를 기록한 冊板目錄, 「冊版庫 目錄」, 그리고 현존 책판과 간인본을 중심으로, 제주지방의 조선시대 출판문화에 대하여 분석·고찰하는 것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제주지방에서는 耽羅國 이후 고려와 元의 특수한 정치적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고려조 충렬왕 22년(1296) 묘련사에서 金光明經文句를 개간하였다. 이 金光明經文句는 호국경전의 하나인 金光明經을 천태종의 開祖인 天台智者(陳, 538~598)가 번역한 주석서로서, 지금까지 제주도에서 개간된 책판 중 가장 시대가 앞선 것이다. 이러한 호국경전이 元의 지배 하에 있었던 시기에 개간되었다는 것은, 당시대의 출판문화에 대한 수준 뿐 만이 아니라, 제주인의 의식과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이처럼 제주지방에서 개간된 책판 판각은 제주목에서 이뤄졌고, 치목·연판·판각 등이 제주인들에 의하여 제작된 것으로 보아, 당시 제주지방의 출판문화 수준이 매우 뛰어났음이 확인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