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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 소식

제주학연구센터에서 진행하는 행사, 강연 소식과 공지사항을 알려드립니다.

초지 너머의 기억, 서랍 속 제주 목장사를 꺼내다

  • 2026-03-06
  • 조회 102
첨부파일
250306) 보도자료(오라공동목장조합문서 자료집 발간).hwp 오라 공동목장조합 문서 자료집 표지.jpg

□ 제주학연구센터(센터장 김완병)는 제주 목축 공동체의 역사와 운영 기록을 담은 자료집 ≪오라 공동목장조합 문서≫를 발간했다. 이 자료집에는 오라 마을 공동목장조합이 설립된 1930년대부터 해산에 이르기까지 약 80여 년 동안의 기록을 수록했다.

 

□ 공동목장은 전국에서 제주지역에만 존재하는 독특한 제도로, 마을 주민들이 조합을 구성해 공동으로 우마를 방목하고 목장 자산을 함께 운영해 온 공동체 경제의 공간이었다. 이러한 공동목장 제도는 제주 중산간 지역의 자연환경과 오랜 목축 전통 속에서 형성된 제주 고유의 생활문화로 평가된다.

 

□ 이번 자료집에는 목장조합 승낙서, 목장 매수증, 조합 역원 명부 등 59건의 다양한 기록이 수록되어 있으며, 특히 1950년 이전 자료가 상당수 남아 있어 마을 공동목장의 형성과 운영 실상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근현대 제주지역 목축사는 물론 일제강점기 지역 사회의 행정 체계와 마을 자치 운영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 1930~40년대 자료에는 「특별연고삼림양여령」(1927)에 따른 산림 양여 신청서, 양도증, 승낙서 등으로 공동목장 조성을 위한 토지 확보와 제도적 기반이 잘 드러난다. 이 시기의 매도대금 영수증, 임야세 납부 영수증, 금전출납부 등 문서는 목장조합의 재정 운영과 당시 행정·조세 체계가 지역 단위에 적용된 모습을 보여준다.

 

       

       <자료집 표지>

 

□ 1950~60년대 기록에서는 한국전쟁 이후에도 공동목장이 재정비되어 운영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으며, 가입신청서와 역원명부 등은 조합원 구성 변화와 운영 방식의 점진적 현대화를 살펴볼 수 있다. 1970년대 이후 자료는 축산 정책과 지역 개발 정책 속에서 공동목장이 수행한 역할과 운영 양상을 보여주고, 1980~90년대 문서에는 정관 개정, 조합원 수 변동, 재산 관리, 축산진흥기금 및 자금 대출·회수 내역 등 조직 운영과 재정 활동의 구체적 기록이 남아 있다. 2010년 최종 회의록과 결산 자료는 오라 공동목장조합이 자산을 정리하고 해산을 결의하는 과정을 담은 마지막 장면을 보여준다.

 

□ 제주에서 말과 목축은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중요한 생활 문화이다. 조선시대 국마장의 전통 위에서 형성된 공동목장은 제주의 자연환경과 마을 공동체가 결합한 대표적인 생활 공간이었다. 특히 말의 해를 맞아 제주 목축문화의 역사와 공동체 정신을 돌아보는 시점에서, 이 자료집은 마을 공동체가 협력과 자치를 통해 삶을 조직해 온 과정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기록이다.

 

□ 김완병 제주학연구센터장은 “이번 자료집은 한 마을 공동체의 기억을 담은 생생한 기록”이라며 “공동목장은 단순한 가축 사육 공간이 아니라 협동과 공동체 자치가 살아 있는 생활 공간이며, 이 기록이 제주 목축문화 연구의 중요한 기초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박창욱 오라 공동목장 마지막 조합장은 “서랍 속에 보관해 오던 제주 목장사의 한 단면을 공개하게 됐다”며 “선배 세대의 삶과 공동체의 기억이 다음 세대에 전해지기를 바란다”고 소회를 밝혔다.

 

□ 이번 자료집 발간에 참여한 공동목장 전문가 강만익 탐라문화연구원 특별연구원은 “공동목장조합이 점차 해산되면서 관련 귀중 문서들이 사라지고 있다”며 “목장 문서에 대한 기록화 사업과 체계적인 보존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제주학연구센터는 앞으로도 사라져가는 제주의 기록을 발굴하고 복원해 연구자와 도민들이 제주 역사 자료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관련 편찬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 이번 발간된 자료집은 제주지역 공공도서관에 배부되며, 전자 파일은 제주학연구센터 누리집(www.jst.re.kr)에서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