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1]제주어 간판, 관광객에겐 볼거리·도민에겐 정체성 매개체
- 2025-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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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어 간판, 관광객에겐 볼거리·도민에겐 정체성 매개체
[제주어 가게로 보는 제주]⑫ 전문가 인터뷰
편집자주 ...뉴스1은 도내 상점 간판과 상호를 통해 제주어의 의미를 짚어보고, 제주어의 가치와 제주문화의 정체성을 재조명하는 기획을 매주 1회 12차례 보도한다. 이번 기획기사와 기사에 쓰인 제주어 상호는 뉴스1 제주본부 제주어 선정위원(허영선 시인, 김순자 전 제주학연구센터장, 배영환 제주대학교 국어문화원장, 김미진 제주학연구센터 전문연구위원)의 심사를 받았다.

김순자 전 제주학연구센터장, 허영선 시인, 배영환 제주대 국어문화원장, 김미진 제주학연구센터 전문연구위원(왼쪽부터)/뉴스1
(제주=뉴스1) 고동명 오미란 기자 = 제주어 간판과 상호엔 단순한 명칭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 뉴스1의 이번 기획 기사엔 간판 속 제주어를 통해 지역 언어의 가치를 살펴보고, 제주 문화 정체성을 재확인하는 과정을 담았다. 그 마지막 순서로 이번 기획에 참여한 전문가들에게서 제주어 상호의 중요성과 향후 과제 등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김순자 전 제주학연구센터장은 제주어 간판이 관광객에겐 새로운 볼거리가 되고, 도민에겐 언어 보전의 기능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독특한 제주어 어휘들이 간판에 쓰이면서 낯선 곳을 여행하는 관광객에게 새로운 경관 자원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영선 시인은 제주어 상호는 단순한 이름이 아니라 제주의 정체성과 이야기를 담아내는 문화적 매개체라고 설명했다. 허 시인은 "제주어 상호는 제주란 공간성과 고유성, 서사를 드러낸다"며 "도민은 무심코 스치던 제주어의 매력을 돌아보고 관광객은 낯설지만 아름답고 독특한 언어를 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영환 제주국어문화원장은 제주어 상호가 공동체 결속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관광산업의 새로운 아이템이 될 수 있다고 말봤다. 배 원장은 "도민 입장에선 제주어란 공통 분모를 통해 공동체 의식을 높일 수 있고, 관광객은 이색적이고 이국적인 경험을 통해 관광 자원으로서의 가치를 느낄 수 있다"며 "특정 장소에 '제주어 거리'를 조성해 관광 코스로 개발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미진 제주학연구센터 전문연구위원은 제주어 상호가 생활 속에서 제주어 환경을 녹여내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언어는 공기와 같다"며 "제주어 상호는 삶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통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탐라문화제(자료사진)/뉴스1
전문가들은 젊은 세대와 현대인들이 제주어에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게 하는 교육과 콘텐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들은 '제주어가 젊은 세대의 문화와 일상에 스며들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센터장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언어·문화 교육과 영상·음악·캐릭터 등 콘텐츠 제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 시인은 "'K-문화'의 흐름 속에 'K-제주어'가 포함될 수 있도록 영상 매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배 원장도 "학교 교육과 문화 콘텐츠 제작을 통해 친밀감을 높여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했고, 김 위원은 "SNS와 온라인 콘텐츠를 통한 접근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제주어 보전을 위해선 행정적 지원이나 언론의 관심뿐만 아니라 도민 개개인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돌하르방(자료사진)/뉴스1
김 전 센터장은 "이번 기획이 제주어와 도민 또는 관광객 간 가교 구실을 한 것처럼 제주어 보전과 전승에는 언론의 역할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 시인은 "오래도록 지역에서 묵묵히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제주어 보전 노력을 하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다양성 있고 생동감 있게 제주어가 쓰일 수 있도록 행정의 지원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배 원장은 "제주어 보전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민의 관심"이라며 "제주어 사용 영역을 늘리고 가정은 물론, 일상생활에서 제주어 사용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제주어나 제주문화를 전공하는 학생들이 점점 줄어드는데, 관련 전공자들을 장학금 등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가장 지역적인 게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갖고 있는 것들의 소중함을 깨닫고 지키고 전승하는 게 미래 제주가 경쟁력을 갖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며 "제주어와 제주 문화를 사랑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력이 모이면 거대한 물결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지원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kd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