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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성과

제주학연구센터의 연구성과를 알려드립니다.

[미디어제주] '솔루션 저널리즘'이 어떻게 지역사회의 긍정적 변화를 만들어내나?

  • 2025-08-21
  • 조회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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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학연구센터, '미디어 기록 만나는 제주' 강연 마련
김형훈 제주언론학회 회장, 지역 언론의 역할 강조

2025. 8. 20. 미디어제주(고원상 기자)

 

20일 제주콘텐츠진흥원에서 마련된 제주학연구센터 광복 80주년 특강 '미디어의 기록으로 만나는 제주'의 두 번째 강의인 '해녀 취재, 세계유산을 만들다'에서 제주언론학회 김형훈 회장이 강연에 나서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20일 제주콘텐츠진흥원에서 마련된 제주학연구센터 광복 80주년 특강 '미디어의 기록으로 만나는 제주'의 두 번째 강의인 '해녀 취재, 세계유산을 만들다'에서 제주언론학회 김형훈 회장이 강연에 나서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지역 미디어의 역할은 문제점을 찾고 지적하는 것에만 있지 않다. 문제점을 지적을 했으면, 그에 대한 해결 방안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 해결의 주체로서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해 장기적인 노력을 기울일 때, 지역 미디어는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그게 '솔루션 저널리즘'이고, 이는 지역 미디어의 사회적 책임과 영향력의 확대를 의미한다."

 

20일 제주콘텐츠진흥원에서 마련된 제주학연구센터 광복 80주년 특강 '미디어의 기록으로 만나는 제주'의 두 번째 강의인 '해녀 취재, 세계유산을 만들다'에서 제주언론학회 김형훈 회장은 지역 미디어의 역할을 '솔루션 저널리즘'이라는 하나의 개념으로 제시했다. 

 

김 회장은 먼저 '지역 미디어' 혹은 '지역 언론'에 대해 "지역 주민들의 대화 도구이자 시민 사회 형성의 중요한 기반"이라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지역 언론이 없는 지방자치는 온전한 기능을 하기 어렵다"며 "중앙집권 체제 아래에서는 정치와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가 중앙에 집중돼 지역 행정이 주민들을 제대로 돌볼 역량이나 의지가 부족할 수 있다. 지역 언론는 이와 같은 상황에서 지역 행정의 역할을 대신하거나 잘못된 점을 비판하고 감시하며, 지자체가 다루지 못하는 주민들의 요구를 의제로 제시하게 된다. 지역 언론은 존재 자체가 지역의 자치에 필수적인 전제 조건"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그러면서 이와 같은 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해결책을 제시하게 될 때 지역 미디어, 혹은 지역 언론이 '솔루션 저널리즘'을 실천할 수 있게 되고, 이렇게 될 때에 지역 미디어가 지역 주민의 역량을 강화함과 동시에 보다 견고한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김 회장은 이와 같은 사례로 '톰 아저씨의 오두막'을 쓴 '해리엇 비처 스토우'의 이야기를 들었다. 톰 아저씨의 오두막은 미국의 노예 제도 아래에서 흑인이 겪을 수 밖에 없었던 비극을 알림으로서 미국의 노예 해방에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소설이었다. 

 

하지만 이 소설이 처음부터 책으로 출판됐던 것은 아니다. 이 소설이 처음 선을 보였던 것은 한 지역 언론의 지면을 통해서였다. 

 

1851년 6월부터 일주일에 한 차례씩 지역 언론의 지면을 통해서 노출된 소설은 차츰차츰 독자를 모으고, 노예제의 비인간성에 대한 공감대를 모으기 시작했으며, 이후 출판사를 통해 책으로 출간되기에 이른다. 그리고 이 책은 향후 '노예제 폐지'라는, 미국 사회에 있어서 하나의 전환점이 된 큰 사건의 토대가 될 물결을 일으켰다. 

 

김 회장은 "우리는 이와 같은 사례에서 지역 언론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일 제주콘텐츠진흥원에서  제주학연구센터 광복 80주년 특강 '미디어의 기록으로 만나는 제주'의 두 번째 강의인 '해녀 취재, 세계유산을 만들다'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20일 제주콘텐츠진흥원에서 제주학연구센터 광복 80주년 특강 '미디어의 기록으로 만나는 제주'의 두 번째 강의인 '해녀 취재, 세계유산을 만들다'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김 회장은 또한 제주에서도 지역 신문이 지역 고유의 문화유산이 처해 있는 위기 상황을 직면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역할을 해낸 사례가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지역 언론인 <제민일보>가 2005년 6월2일부터 보도를 시작한 '인류문화유산 제주좀녀"에 대한 내용이다.

 

김 회장은 당시 제민일보에서 이 기획기사의 취재를 이끈 팀장이었고, 장기간 이어진 이 기획기사는 제주해녀의 가치를 더욱 널리 알리며 제주해녀문화가 2016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되는데 큰 역할을 해냈다. 

 

김 회장은 "제주에서는 1970~80년대부터 해녀가 줄어들고 있다는 보도가 꾸준히 이어졌다. 하지만 현상을 지적할 뿐,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곳은 없었던 상황이다. 이 때 제민일보에서 선제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한 행동에 나섰다"고 말했다. 

 

김 회장에 따르면 당시 제민일보에선 해녀가 줄어드는 상황을 해소할 수 있는 하나의 방안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로 잡았고, 3~4년 안에 이를 달성한다는 목표하에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섰다. 

 

그 이후 11년 동안, 제민일보의 해녀 기획취재가 이어졌다. 

 

기획취재를 나선 제민일보는 해녀의 명칭에 대한 문제제기는 물론, 제주와 국내 다른 지역과 해외까지 현장 조사를 나서며 제주해녀에 대한 자료를 수집했고, 제주해녀가 전세계 어디에도 없는 독창적인 문화를 만들어냈다는 점을 확인함과 동시에, 제주 공동체 형성에 있어서 지대한 역할을 해냈음을 밝혔다. 

 

나아가 지속적으로 이어진 기획기사를 통해 제주해녀가 단순히 사라져가는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제주의 상징으로 재정립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또한 이를 통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공감대 형성 및 조건 충족에 상당한 기여를 했으며, 해녀와 관련된 제주도정의 정책과 제도 변화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이와 같은 사례를 언급하며 "지역 미디어는 '솔루션 저널리즘'을 통해 결국 지역 공동체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민주주의를 지탱하며, 사라져가는 문화유산을 기록하고, 미래 세대에 전달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민일보의 해녀 취재 사례는 이런 지역 미디어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라며 "지역의 작은 목소리가 어떻게 세계적인 울림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지속적인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