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뉴스] 독립운동가 후손에게는 독립전쟁이 끝나지 않았다
- 2025-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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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3. 29. 통일뉴스(이양재 기자)
제주에서 열린 ‘민족사관과 독립운동’ 전시회
12.3 계엄 여파로 2025년의 의미가 침몰해 있다. 2025년은 어떠한 해인가? 우리 민족이 일본제국(일제)의 을사늑약에 얽매인 1905년으로부터 120년이 되는 해이고, 또한 일제의 억압으로부터 1945년에 광복된 지 80주년이 되는 해이며, 그리고 80년 전 돌아오겠다며 쫓겨 가던 일제가 일본국이라는 국명으로 국교를 맺고 돌아온 1965년으로부터 6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일제의 식민지사학에 저항한 우리 민족사학의 개척자 백암 박은식 선생이 1925년에 서거하신 지도 100주기가 되는 해이니, 올해는 민족사관이 제 위치에 있는지 올바른 모습을 돌아보아야 할 해이다.
백암 박은식 편저 『한국독립운동지혈사(韓國獨立運動之血史)』와 『안중근선생전』. 2025년은 민족사학의 개척자 백암 박은식 선생 100주기이다. 이를 추모하기 위한 전시이므로 ‘민족사관과 독립운동’ 전이라 하였다. [사진 – 이양재]
슬프다 2024년이여! 동학농민혁명 130주년의 12.3 계엄은 슬픈 현실이었다. 그러나 지성 시민과 민주주의의 힘으로 무산되었다. 다행스럽다 2025년이여! 2025년의 의미를 통째로 들어먹으려던 12.3 계엄의 윤석열이 파면만 된다면, 이제 진정한 나라를 바로 세울 수 있다. 아! 이제 우리는 사회 정의 실현으로 바로 나가자!
계엄 여파로 광복 80주년을 기념하고 자축하기 위한 거의 모든 국가 행사는 실종되었다. 빠른 새 정부의 구성으로 나라의 기틀을 바로잡자. 한반도의 최남단 우리 제주도민이 국민으로서 먼저 나서서, 지난 18일부터 31일까지 KBS 제주방송총국 1층 전시실에서 “민족사관과 독립운동” 전을 진행하고 있다.
도민이 힘을 모아 ‘제주연구원 재주학연구센터’와 ‘식민역사문화청산제주회의’ ‘제주연구탐라’ 등 3개 단체가 함께 주최하고 ‘민족문제연구소’ ‘(사)질토래비’ ‘(재)리준만국평화재단’ 등 3개 단체가 함께 주관한다. 나라를 바로 세우고자 하는 힘겨운 일에, 자료가 있는 자들은 자료를 내놓고, 뜻이 있는 자들은 뜻을 보이며 함께 나선 것이다.
‘민족사관과 독립운동’ 전, KBS 제주방송총국 1층 전시장. [사진 – 이양재]
21일 전시장을 찾은 김광수 제주특별자치도 교육감과 함께 기념사진을 남겼다. 김광수 교육감은 제주교육박물관의 확충이 필요하다고 언급하였다. [사진 – 이양재]
23일 전시장을 찾은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 지사와 함께 기념사진을 남겼다. 오영훈 지사는 도립민속자연사박물관의 역사박물관으로 확장을 언급하였다. [사진 – 이양재]
전시된 자료의 많은 부분은 한 독립운동가의 후손이 지난 50년간 삶을 희생하며 애써 모은 것이지만, 이 자료는 한 개인만의 소장품일 수는 없다. 이 자료는 독립운동에 헌신한 모든 순국선열의 피와 땀이 묻은 것이기 때문이다.
민족사관의 근원을 밝혀주는 제1부의 핵심은 ‘대종교와 민족사학’을 제시하며 백암 박은식의 『서사건국지』 『한국통사』 『한국독립운동지혈사』 『안중근선생전』, 단재 신채호의 『조선사연구초』 『조선상고사』, 권덕규의 『조선유기』, 장도빈의 『조선위인전』, 위당 정인보의 『조선사연구』 등등 일제 치하의 민족사학서 22종을 전시하고 있다.
이어서 민세 안재홍의 『조선상고사감』 등 해방 이후 안호상과 한국고전연구회에 이르는 1980년까지의 민족사학서 22종을 전시하고 있다. 1970년대 중반에 출현하기 시작한 왜곡된 황당사학은 민족사학의 본류 전시에서 배제하였다. 다만 변질하는 민족사학의 대체적인 흐름만을 제시하였다.
민세 안재홍의 서명본이자 구장본 『조선상고사감』 2책, 1947~8년 민우사 발행. 그는 남한의 1970년대 이전의 민족사학과 북한의 주체사학 형성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사진 – 이양재]
또한 북한 학자들이 저술하여 출판한 『조선통사』와 조희승의 『일본에서 조선소국의 형성과 발전』과 『가야사연구』, 손영종의 『고구려사』 3책, 북의 연구 논문을 남의 이형구 박사가 편찬한 『단군을 찾아서–단군릉발굴학술보고집』과 『단군과 고조선』, 그리고 『조선문학사』 등을 전시하고 있다.
민족사 관련하는 일차 사료로는 『광개토태왕릉비탁본』과 『삼국사기』 『삼국유사』 『어제응제시주』 등등의 정통 사서와 『고금역대보감』과 『기자지』 등의 위조 및 왜곡된 사서도 함께 전시하여 그 변천을 가늠하게 한다.
왜정시기 변절한 최남선이나 이능화 등을 뺀 대부분의 민족사학자와 조선어학자는 독립운동가이다. 그러므로 전시의 흐름은 제1부 주제 ‘민족사학’과 제2부 주제 ‘독립운동’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위정척사의 최익현과 개화파 서재필, 순국선열 이준 열사로부터 민영환 안중근 등의 유묵과 자료로 연결되며, 대한민국임시정부와 의열단, 항일 무장투쟁 세력으로 이어진다.
해방후 쏟아져 나온 독립운동사는 대체로 동만에서의 항일무투 세력과 충칭에서의 광복군 세력, 국내에서의 항일 세력 모두를 다루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것은 기독교 계열의 독립운동가 자료이다.
이러한 관리가 필요한 전시물 이외에도 1995년 이후의 고구려-발해 연구서 10여 책을 비치하여 전시장을 찾은 관람자들이 공개 열람할 수 있게 한다.
『삼국사기』 고구려본기 제1, 김부식, 이 필사본은 16세기 필사본이다. [사진 – 이양재]
『죽석도(竹石圖), 계정 민영환(閔泳煥, 1861~1905)의 작품이다. [사진 – 이양재]
『안중근의 이토 히로부미 격살을 보도한 일본 기사 스크랩 모음』, 1909~10. [사진 – 이양재]
『최신초등소학』 권5~6, 정인호 편, 1908년 7월 20일자 발행. 단군 어진의 목판화가 실려 있는 초등학교 교과서. [사진 – 이양재]
이제 우리 세대가 이 자료들을 잘 보존하고 활용하여 나라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 길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와서 보시라. 보이시는가? 2025년의 시대 정신이 무엇인지 31일까지의 남은 기간에 보시고 절절하게 느끼시라.
여러 관람자는 “14일간의 전시 기간이 짧다”라고까지 말한다. 그러나 어찌하랴, 이번 전시가 어려움에 처한 우리 리준만국평화재단이 시도하는 마지막 전시가 될 수도 있겠으니 말이다.
상설 공개로 나가는 길 위에 ‘제주하와이오피스텔’의 전‧현직 임원으로 날뛰는 몇몇 친일파 후손과 그들의 뒤를 봐주는 제주 서부경찰서 간부들, 그리고 ‘한국주택종합관리’라는 군산 소재의 주택 관리 업체가 훼방자로 큰 걸림돌을 놓고 있으니‥‥‥.
우리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느끼는 것은 “어디에서든 아직도 독립운동가 후손에게는 독립전쟁이 끝나지 않았다”는 엄연한 사실이다. 아직도 일제 강점기라면 안중근처럼 김상옥처럼 강우규처럼 윤봉길처럼 흔연히 나서련마는, 이 시대에는 그럴 수조차 없다.
『일일의 역』, 전덕기 역술, 1912년. 감리교 상동교회 목사 전덕기(全德基, 1875~1914)는 신민회 창립에 간여한 열혈 독립유공자이다. [사진 – 이양재]
『105인 사건 검사 조서』, 1911년. 민족주의 성향의 서북지역 기독교 지도자들을 탄압하기 위하여 일제가 조작한 데라우치 총독 모살 사건의 검찰 조서 원본. [사진 – 이양재]
『조선말큰사전(한글큰사전)』, 전6책, 이 사전이 조선어학회가 1929년에 편찬을 시작한 말모이 사전의 초판본. 1947부터 1957까지 11년에 걸쳐 출판. [사진 – 이양재]
‘특별전시’ 한글 띄어쓰기가 되어 있는 『국됴고ᄉᆞ(國朝故事)』, 정조조, 한글 궁체(宮體) 필서본. 최초로 특별공개. [사진 – 이양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