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시민 3000명과 함께 만든 해양 다큐, <씨그널> 16일 전국 극장 개봉
- 2025-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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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7. 9. 로이슈(전용모 기자)
러닝타임 89분 19초/감독 박정례, 이지윤.(제공=그린피스)
[로이슈 전용모 기자]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빠른 속도로 황폐화되고 있는 바다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씨그널 : 바다의 마지막 신호>가 오는 16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씨그널: 바다의 마지막 신호>은 바다(Sea)가 전하는 마지막 신호(Signal) 라는 의미로 스페인 해양소음 연구자, 호주의 수중 사진작가, 한국 제주의 해녀, 멕시코 어민, 그린피스 활동가 등 전 세계 7명이 직접 보고 듣고 느낀 바다에 대해 증언하는 다큐멘터리다.
<씨그널: 바다의 마지막 신호>는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와 다큐멘터리 전문 제작사 ㈜보더레스랩, 수중 특수촬영 전문 회사 ㈜망그로브가 2년 1개월에 걸쳐 제작했다. 개봉에 앞서 해양 보호를 염원하는 3000여 명의 시민들이 그린피스를 통해 후원으로 제작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바다는 태초부터 우리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다큐는 스페인 해양소음 연구자 미쉘 앙드레 교수의 목소리로 시작된다. 음파로 소통하며 먹이를 찾는 고래와 돌고래 뿐 아니라 해양 생물들은 인간이 만들어내는 소음으로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서로의 음파를 신호 삼아 소통하는 생명들이 사라진다면 바다는 침묵만이 남을 것이다. 이에 앙드레 교수는 “바다가 조용하다면 죽은 바다”라고 경고한다.
다큐에서 제주의 이유정 해녀는 물질을 하다 그물에 발이 걸려 빠져나오지 못할 뻔한 위험천만했던 자신의 경험과 역시 그물에 걸려 꼬리가 없어진 돌고래를 목격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폐어구가 인간과 해양생물 모두에게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는 것이다.
스틸컷.(제공=그린피스)
인도네시아 사례에서는 해수면 상승이 한 개인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인도네시아의 어부로 출연하는 무하마드 루시판은 원래 농부였지만 마을 침수 후 어부가 되었다. 해수면 상승으로 부모님 묘는 바다에 잠겼으며, 그는 아내를 묻은 묘가 물에 잠기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김연하 그린피스 해양 캠페이너는 “<씨그널>은 이런 해양 파괴의 심각성을 조명하고 공해 보호를 촉구하기 위해 기획됐다”고 했다.
앞서 그린피스는 한국 정부의 글로벌 해양조약(BBNJ) 비준과 공해 보호구역 확대를 위한 국제사회의 조속한 이행을 촉구하기 위해 <씨그널> 국회시사회와 부산 특별시사회 등을 진행한 바 있다.
김 캠페이너는 이어 “공해는 전 세계 바다의 3분의 2를 차지하지만 강력한 거버넌스가 부재한 탓에 해양파괴가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에는 심해채굴 움직임까지 더해지며 이를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며 “<씨그널>이 더 많은 시민들에게 닿아, 바다가 침묵하지 않도록 이를 지키는 원동력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전세계 곳곳의 바다를 생생한 화면으로 볼 수 있다는 점도 <씨그널: 바다의 마지막 신호>의 매력이다. 수중 촬영을 전문으로 하는 신용수 촬영감독은 “바닷속은 평소 잘 보이지 않는 공간이기 때문에 아름다운 수중 환경이 빠르게 사라지고 아파하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알긴 어렵지만 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바다의 경고, 그 경각심이 공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