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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일보] 제주 해녀 문화 위기

  • 2025-11-20
  • 조회 3
원문기사
https://www.jeolla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784266

2025. 11. 19. 전라일보

 

 

“해녀 문화가 지역의 문화 정체성과 활력의 중요한 요소이며, 문화다양성과 인간 창의성 증진에 기여하고, 공동체와 전문가 집단의 참여로 보호조치가 잘 마련되어 있다는 점 등이 등재기준을 완벽히 충족시켰다.”

 

2016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보호 정부간 위원회가 해녀 문화를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면서 밝힌 등재 이유다. 제주도에서는 물질이라고 부르는 해녀 작업은 최소한의 도구만으로 바닷속 해산물을 채취한다. 해녀 문화에는 물질은 물론 해녀 노래와 잠수굿 등이 모두 들어 있다. 유네스코는 우리나라 전통 어로법으로서 해녀 문화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고유성과 자연과 인간의 공존 그리고 바다 생태 환경 지식, 공동체의 배려와 협업 등에 주목했다. 그뿐 아니다. 2024년에는 제주해녀어업이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우리나라 해녀의 역사는 긴 편이다. 고려 때인 12세기부터 제주도 해녀 관련 기록에 등장했다. 이후 조선조 기록들은 해녀들이 잡은 해산물이 공납되는 데 초점을 맞춰 그 존재를 기술했다. 특히 숙종 때는 힘든 해녀 일을 피해 육지로 도망치는 일이 잦아지자 출륙금지령을 내리고 항포구 대부분을 폐쇄하기도 했다.

 

제주도 해녀 숫자는 일제강점기를 거쳐 1960년대만 해도 2만명을 훌쩍 넘었다. 하지만 워낙 힘들고 위험한 작업인지라 생활 수준이 나아지면서 그 숫자가 줄기 시작했다. 해녀는 바다에서 최대 6시간 정도를 작업하는데 이에 따라 감압병이나 이명, 저체온증 같은 질병에 걸리기 쉽다. 그래서 해녀들 사이에는 ‘소로 태어나지 못해 여자로 태어났다’는 말이 전해져온다고 한다. 조선조 정조대왕은 이런 해녀들의 혹독한 중노동을 전해 듣고 전복을 먹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가 며칠 전 ‘해녀 조업 중 안전사고 주의보’를 내렸다. 상반기에 이어 올해 두 번째다. 해녀 안전 사고는 2020년부터 현재까기 116건에 이르고 있다. 목숨을 잃은 이들은 모두 80대 고령 해녀라고 한다. 또 주된 안전사고 원인은 심정지로 39.5%에 달했다. 현재 해녀 수는 2천600여명 선인데 이는 최전성기인 1960년대 2만3천여명에 비하면 90%가 감소한 셈이다.

 

제주 해녀 문화는 사실상 위기에 봉착해 있다. 청장년층은 철저히 해녀 직업을 기피하고 있다. 해녀 문화 명맥이 끊길 수 있다는 우려다. 어느덧 우리나라 대표 문화의 하나가 된 해녀 문화와 어로방식은 보존이 필요한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안정적 소득과 함께 지속적인 건강관리가 가능하도록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나 지자체 지원 외에도 제주도 일부 사회단체 등에서 진행 중인 후원금 모금을 활성화 하는 것도 하나의 대책이 될 수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