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일보] 바다가 이어온 세대의 얼굴…제주 가문해녀의 삶을 한자리에
- 2025-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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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훈 사진전 ‘제주가문해녀’ 개막
12월 14일까지 제주시 델문도 뮤지엄
가문 초상·생애 구술·도구 기록 등 20여 점 전시
2025. 12. 1. 제주도민일보(최지희 기자)

[제주도민일보 최지희 기자] 제주 해녀 문화를 가문 단위의 생애 기록으로 담아낸 사진전 ‘양종훈_제주가문해녀’가 지난달 30일 제주시 델문도 뮤지엄에서 개막했다.
오는 2026년 제주해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10주년을 앞두고 추진되는 첫 공식 기록 사업이다.
전시는 해녀의 물질을 개인 직업이 아닌 ‘가문이 잇는 생애의 역사’로 재조명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시어머니에서 며느리, 어머니에서 딸·손녀로 이어지는 전승 구조를 중심에 뒀으며 총 12여 가문이 참여해 초상 사진, 생애 구술 기반 기록, 물질 도구 아카이브 등 2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참여 가문으로는 진명자·노진영, 이춘옥·김보림(시어머니·며느리), 양순보·김현정, 손춘숙·고명효(모녀), 한순일·강순녀(자매), 양순아·고청자, 김영자·문숙녀(시누이·올케), 김공자·윤숙녀·김양순(사돈) 등이 포함돼 해녀 공동체의 결속과 전승의 맥락을 보여준다.
개막식에는 오영훈 제주도지사,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이 참석해 가문해녀 기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양종훈 제주해녀문화협회 이사장은 “해녀는 한 가문의 생명력이며 제주 공동체의 근간”이라며 “가문해녀의 삶을 기록·보존하는 기반을 제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영훈 지사는 “해녀는 제주가 지켜온 가장 오래된 공동체 문화”라며 “가문 단위 기록은 해녀문화 보전 체계를 확장하는 중요한 시도”라고 밝혔다.
김광수 교육감은 “해녀 정신은 교육적 가치가 크다”며 “향후 학교 교육과 연계할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이상봉 의장은 “정확한 기록은 제주 문화자원의 품격을 높이는 길”이라고 전했다.
전시는 오는 14일까지이며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한편 제주해녀문화협회는 이번 전시를 계기로 '제주가문해녀 등록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협회는 해녀 가문의 생애 기록, 유품, 사진, 구술 자료 등을 장기적으로 수집해 2026년 등재 10주년을 중심으로 디지털·실물 아카이브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