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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녀와 오토바이-제주 해녀들의 물질과 사회적 지위-

분야별정보 > 사회과학 > 여성



역사민속학 제35호

근래 제주 해안가 마을에서는 오토바이를 타고 바다로 출근하는 해녀들과 해녀탈의장 주변에 즐비하게 주차되어 있는 오토바이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자연양식장에서 소라허채를 할 때는 백여 대 가량의 오토바이가 주차되기도 한다. 소위 오토바이는 해녀들이 어느 바다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지 아닌지를 표시하며, 그가 소유한 오토바이의 종류에 따라 어느 정도의 경제력을 갖고 있는지도 알려준다. 이 연구는 제주 해녀들이 그들의 일상적 삶에 오토바이를 적극 수용하게 된 동기와 그것이 그들의 사회적 지위와 삶의 양식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왔는지를 살피는 것이 목적이다. 연구 대상마을은 현재 110여 명이 상시적으로 물질을 하고 있는,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신양리이다. 반농반어의 생업 구조 속에서 밭일과 물질을 모두 담당했던 고성․신양리 해녀들이 마을바다로 걸어가는 데는 40여 분에서 한 시간 가량이 소요되었다. 1980대 중반에는 한 두 해녀가 개인의 운송수단으로 오토바이를 탔으나 그후 오토바이의 기동성과 편리함으로 몇몇 젊은 상군 해녀들이 타기 시작했다. 그러다 대부분의 마을 해녀들이 오토바이에 도전하게 된 때는 1995년 무렵이었는데 이 때 일본으로 수출하던 소라값이 급등한 것이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이를 계기로 오토바이는 해녀들의 이동 및 운동수단으로서 해녀사회에서 신속하게 확산되는데 그것은 오토바이가 기동성․편리함, 그리고 독립성 등을 보장해주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해녀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면서 경운기로 태워다 주는 남편이나 벗해가는 동료들의 남편에게 의존하지 않게 되면서 그들의 일을 더욱 효과적이고 독립적으로 수행하게 됨으로써 경제적 주체로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제주 해녀들이 오토바이를 수용하던 1995년에서 2000년 무렵에는 1969년 이후로 줄곧 크게 감소해오던 제주 해녀들의 수가 확연히 지체됨을 확인할 수 있다. 오토바이의 편리함 때문인지 최근 3, 4년간에도 60, 70대 해녀들의 원동기 면허 소지가 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로써 해녀들이 오토바이를 전략적으로 도입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오토바이의 도입은 그들의 물질 작업뿐만 아니라 밭일․계모임․장보기․병원가기 등 일상적 삶을 효율적으로 영위하도록 해 결과적으로 해녀들이 사회 활동에 더욱 참여토록 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10여 년간 성산읍․표선읍․구좌읍 일대에 등장하게 된 십여 명이 넘는 해녀어촌계장 혹은 여성어촌계장은 해녀들의 향상된 사회적 지위를 반영한다. 오토바이가 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는 할 수 없으나 그들의 사회적 활동의 반경을 넓히는데 간접적으로 기여했다고 말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제주 해녀들의 오토바이의 적극 도입은 그들의 노동 행위의 효율성뿐만 아니라 그들의 직업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일상적 삶의 방식에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생각된다.

유형
논문
학문분야
사회과학 > 여성
생산연도
2011
저자명
민윤숙
소장처
KCI
조회
23
첨부파일
제주 해녀와 오토바이 -제주 해녀들의 물질과 사회적 지위-.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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