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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 여신은 ‘생산’하는가?-‘여기’의 신화 지형 탐색을 위하여

분야별정보 > 문학 > 구비문학



‘풍요 여신’에 대한 기존의 통념은 여신을 생산력을 지닌 존재로 간주하고, 그 생산력을 여성 신체의 생산 능력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아 왔다. 이 글은 한국 무속 신화의 풍요 여신을 분석 대상으로 삼아 이러한 통념이 한국 신화의 실상과는 거리가 있음을 밝혔다.

농경 풍요의 여신 신화인 <당금애기>와 <세경본풀이>에서 풍요의 원천이 되는 힘은 남신이 소유한다. 여신들은 그 힘이 지상에 실현되도록 하는 매개자 또는 전달자의 역할을 수행한다. 당금애기의 수동성과 자청비의 능동성이 대비되지만, 그들이 관장하는 풍요가 여신 자신의 신체적 특성에서 비롯된 생산력이 아니라는 점에서 당금애기와 자청비는 공통적이다. 남신이 소유한 풍요의 힘을 여신이 인간 세상에 구현한다는 남녀신 역할은 여산신(女産神) 신화 <생불할망본풀이>나 모녀 부신(富神) 신화 <칠성본풀이>에서도 확인된다. 여기에서도 풍요 여신의 능력은 여신 고유의 신체적 특성에서 비롯되지 않고 남신의 힘을 대리하거나 전유(轉有)함으로써 발휘된다. 풍요 여신 신화는 가부장제 사회의 현실적 젠더 질서를 투영하는 양상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신화의 역사적 전개에 대한 통념에 비추어 본다면 이러한 풍요 여신의 형상은 가부장제 하에서 시원적 생산력을 상실한, 왜곡된 대지모신의 모습이라고 할 수도 것이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영등’ 신화와 신앙을 살핌으로써 ‘미분화(未分化)’의 성이 오히려 시원적 생산신의 성별일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아울러 가부장제 하에서 풍요의 신격이 하필 ‘여신’으로 형상화되는 것은, 신화 전승 집단인 여성의 주변화/소수화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았다.

풍요 여신의 공시적 양태를 살피고 통시적 위상을 추론한 것은 ‘풍요 여신’의 입체적 지형을 그려냄으로써 신화의 실상에 접근하기 위해서였다. 이 글의 의의는 ‘풍요 여신’을 대상으로 ‘여기’의 ‘신화 지형’을 그려냈다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유형
논문
학문분야
문학 > 구비문학
생산연도
2015
저자명
정진희
소장처
KCI
조회
19
첨부파일
풍요 여신은 ‘생산’하는가-‘여기’의 신화 지형 탐색을 위하여.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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