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읍민속마을 오메기술

성읍민속마을 오메기술은 제주의 좁쌀을 이용해 빚어낸 제주만의 술이다.

술은 특별한 음식이다. 희노애락,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애환을 담고 있다. 술은 그 지역의 풍토와 민속을 담고 있는 문화성이 짙은 음식이다. 어느 나라 어느 지역이나 나름대로 고유한 맛과 향을 지닌 술을 자랑한다. 인간은 자신이 사는 땅에서 나는 고유한 재료를 이용해 술을 빚었고, 독특한 술 문화를 형성해 왔다. 제주에는 제주인의 삶이 담긴 민속 전통주로 오메기술이 있다.

돌 많고 바람 많은 섬 제주, 제주의 흙은 70% 이상이 화산회토로 되어 있고, 땅에서는 크고 작은 자갈들이 끊임없이 솟아났다. 척박한 땅이기에 벼농사를 지을 수가 없었다. 대신 제주의 토질과 기후조건에 맞는 보리, 조, 메밀과 같은 잡곡 농사를 주로 했다. 잡곡은 제주 사람들에게 무엇보다도 소중한 곡식이었다. 그 잡곡으로 빚어낸 제주의 민속 전통주 오메기술은 제주의 좁쌀을 이용해 빚어낸 제주만의 술이다. 육지 다른 지역의 재료가 쌀인데 비해 제주는 좁쌀로 술을 만든다는 점에서 제주의 술은 그 맛과 향에서 독특하고 고유한 특색을 지닌다.

제주의 술에 대한 첫 기록은 15세에 쓰여진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나타난다. 봄과 가을에 광양당과 차귀당에 남녀가 무리를 지어 술과 고기를 갖추고 신에게 제사를 지낸다는 내용이다. 제주 사람들이 당제를 지내면서 술을 이용했다는 말이다. 이후 김정의 제주풍토록에는 청주는 매우 귀하며 겨울이나 여름은 물론이고 소주를 쓴다는 기록이 나타난다. 그밖에 많은 기록을 보면 옛날에는 밭에서 나는 작곡들을 이용해 집에서 직접 술을 빚는 약용 가양주들이 발달했음을 알 수 있다. 그중에서도 좁쌀을 이용한 술은 품질이 우수했다. 좁쌀로 만든 오메기술의 윗부분을 따로 퍼낸 것은 맑은 노란 청주인데, 고급술로 각종 제의에 쓰였다. 청주의 밑부분인 탁주는 일용주로 농사일이나 바닷일을 하면서 편하게 마셨고, 관혼상제 때에는 손님 접대용으로 이용했다.

이러한 전통술은 조선 시대 후기까지 번성했으나 1907년 일제에 의해 민간의 술 제조가 통제되기 시작하며 1930년 말부터는 점차 그 명맥을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이후 1980년대 들어 우리 전통술을 되살리려는 노력이 시작되면서 1990년 5월 30일 오메기술이 제주특별자치도 무형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는 제주의 전형적인 중산간 마을로 전통 초가를 비롯해 고유한 제주의 민속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민속 마을이다. 성읍민속마을에 자리한 무형유산의 집. 집주인 김을정(여, 1925년생) 할머니는 제주특별자치도 무형유산으로 오메기술과 고소리술의 기능보유자다.

김을정은 어린 시절 술을 담그는 어머니 옆에서 심부름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술빚는 법을 배웠다. 김을정은 표선면 성읍리 신천 강씨 집안 둘째 며느리로 시집온 후 술을 빚으며 주막을 운영하던 시어머니 이성화 씨로부터 오메기술과 고소리술 빚는 법을 완전히 익혔으며, 60년 넘게 제주의 전통술인 오메기술과 고소리술의 명맥을 이어왔다. 현재는 제주특별자치도 무형유산 성읍민속마을 오메기술 보유자로 강경순(여, 1953년생)이 지정되었다. 강경순은 1985년부터 친정어머니인 김을정 여사로부터 술 빚는 법을 배웠으며, 2010년에 전수교육조교, 2019년 5월에는 기능보유자로 지정되었다. 강경순은 현재 표선면 성읍리에서 ‘술다끄는집’을 운영하면서 제주도 전통주인 오메기술 전수에 힘쓰고 있다.

오메기술이라는 이름은 보리로 만든 누룩과 차좁쌀 가루로 만든 오메기떡을 주원료로 빚는 술이라는 뜻에서 유래하며, 흔히 '탁배기'라고도 한다. 오메기술을 빚을 때 제일 먼저 할 것은 누룩을 만드는 일이다.

누룩을 만드는 과정

  1. 보리(맥주보리)를 씻고 물에 담근다.
  2. 물에 담근 보리를 꺼내 햇빛에 말린다.
  3. 건조된 보리를 맷돌에 간다.
  4. 잘 으깨진 보릿가루를 반죽한다.
  5. 헝겊으로 덮어 발로 밟으며 끈기가 잘 나도록 한다.
  6. 반죽이 끝나면 둥글넓적한 모양으로 만든다.
  7. 망태기나 항아리에 산디짚(밭볏짚) 보리짚 등을 깔고 층층이 누룩을 올려놓는다.
  8. 발효된 누룩을 섭씨 20~22도를 유지, 20일에서 한 달간 말린다.

누룩은 술의 맛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제주에서 보리 누룩을 주로 사용한다. 또한, 아무 때나 만들지 않고 날을 봐서 만든다. 주로 10월에서 동짓달에 만들어야 하는데, 파리도 없고 바람도 선선하게 부는 시기라서 좋다고 한다. 날은 말날, 돼지날, 개날을 봐가면서 누룩을 만들었고, 특히 집안에 같은 띠를 가진 사람이 있으면 그날을 피했을 정도로 정성스럽게 누룩을 만들었다. 또한 본명일(本命日: 태어난 해의 간지에 따라 병난(病難)을 조심해야 하는 날)은 더욱 피했다.

음력 8월 선선하게 하늬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면 누룩을 만들기에 좋다. 보리는 유월에 수확한 맥주보리를 고른다. 보리는 씻고 일어서 물에 하룻밤을 담가놓는다. 다음날 담근 보리를 건져 햇볕에 잘 말린 후 맷돌에 간다. 정미소를 이용할 때는 보리쌀 한 알이 두세 조각으로 깨지도록 도정한다. 도정한 보리와 뜨거운 물을 2대1의 비율로 준비한다. 보리쌀가루에 물을 넣어 덩어리가 지지 않게 반죽을 한다. 헝겊으로 덮어 발로 밟아 끈기가 잘 나도록 한다. 반죽이 잘 되면 직경 10cm 두께 5cm 정도의 둥글넓적한 모양으로 누룩의 모양을 잡는다.

누룩 성형이 끝나면 틔우는 과정으로 들어간다. 망태기나 항아리에 층층이 산디짚이나 보리짚 등을 깔고 누룩을 올려놓고 다시 짚으로 잘 덮는다. 고팡(고방)이나 방안 등에 두고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잡티가 들어가지 않도록 한다. 3일에서 5일쯤 되면 누룩에서 발효가 되면서 열이 나고 물기가 생기기 시작한다. 그러면 누룩을 뒤집어 주고 짚을 새로 갈아준다. 수시로 들여다보고 뒤집어 주면서 말리는 동안 누룩에서는 곰팡이가 피기 시작한다. 몇 차례에 걸쳐 뒤집어 주면서 마른 부분과 젖은 부분이 고루 되고 곰팡이가 균일하게 생기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곰팡이가 피면서 스스로의 열에 누룩이 말라야 좋은 누룩이 만들어진다. 누룩은 발효가 되면서 금이 가고 굳어진다. 누룩을 말릴 때 적정 온도는 섭씨 20도에서 22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고, 20일에서 한달 정도 충분히 말려야 한다. 냄새가 구수하고 단내가 날수록 좋은 누룩이다. 노란색이나 빨간색 곰팡이로 누룩꽃이 잘 피면 제대로 발효된 것이고 검은색 곰팡이가 핀 것은 썩은 것으로 사용할 수 없다. 다 만들어진 누룩은 망태기에 담아 술을 빚을 때까지 고방 벽에 걸어두거나 혹은 맷돌에 갈아 항아리에 담아보관한다.

오메기술을 만드는 데도 많은 준비와 정성이 필요하다.

오메기술을 만드는 과정

  1. 차좁쌀을 깨끗이 씻고 3~4시간 불린 후 빻아 가루를 만든다.
  2. 좁쌀 가루에 물을 골고루 섞어 가면서 반죽을 한다.
  3. 반죽이 끝나면 오메기떡을 만든다.
  4. 오메기떡은 둥글게 하고 가운데 부분을 오목하게 눌러준다.
  5. 무쇠솥에 물을 끓인 후 오메기떡을 넣어 삶는다.
  6. 끓는 물에 오메기떡이 떠오르는 대로 오메기떡을 꺼낸다.
  7. 꺼낸 오메기떡을 나무 주걱으로 으깬다.
  8. 으깬 오메기떡에 잘게 부순 누룩을 골고루 섞는다.
  9. 떡 삶았던 물을 부어가며 묽지 않게 반죽을 한다.
  10. 반죽을 항아리에 채우고 두껑을 덮어 이불에 싸서 보관한다.
  11. 적당한 온도를 유지해 주며 3~4일 정도 발효시킨다.
  12. 청주와 탁주로 분리가 되며 술이 완성된다.

맛있는 오메기술을 빚기 위해서는 좋은 좁쌀을 골라야 한다. 제주에서 나는 차좁쌀을 이용하는데 쌀과는 달라 독특한 술맛을 내게 된다. 차좁쌀을 깨끗이 씻어 3~4시간 불린 후 곱게 빻아 가루를 준비한다. 좁쌀 가루에 끓는 물을 부어 익반죽을 하는데 물은 한꺼번에 섞지 않고 가루를 치대면서 조절한다. 반죽이 되면 오메기떡을 만든다. 직경 5~6cm로 둥글게 하고 가운데 부분을 엄지손가락으로 오목하게 눌러주면서 넓적하게 모양을 만든다. 때로는 가운데가 뻥뚤린 도넛 모양으로 만들기도 하는데 가운데를 비우거나 넓적하게 만드는 것은 골고루 빨리 익게 하기 위해서다. 오메기떡은 일정한 크기로 만들어 같은시간에 고루 삶아지도록 한다. 무쇠솥에 물을 넣고 펄펄 끓인 후 오메기떡을 넣는다. 차좁쌀로 만든 오메기떡은 너무 찰지기 때문에 바닥에 눌어붙기 쉽다. 그런 까닭으로 솥바닥에 떡이 붙지 않게 저어주어야 한다. 특히 떡이 솥바닥에 눌어붙지 않게 불의 세기를 세심하게 조절한다. 오메기떡이 물에 떠오르면 잘 익었으므로 건져내도 된다. 건져낸 떡은 나무 주걱을 이용해 재빨리 으깨야 하는데, 오메끼떡을 삶은 물을 조금씩 부으면서 눅지지 않게 곱게 다진다. 물의 양이 너무 많아지면 술이 싱거워지기 때문에 잘 조절해야 하고 떡을 많이 으깨지 않으면 굳어진다.

다음 단계로 잘 으깬 오메기떡에 잘게 부순 누룩을 골고루 섞는다. 떡 삶아 내어 식힌 물을 조금씩 부어가며 너무 되거나 묽지 않게 반죽하면 오메기떡이 미끌미끌해지며 부드러워진다. 좁쌀에 대한 누룩의 혼합 비율을 약 30%(좁쌀이 3되면 누룩 1되) 정도 된다. 누룩이 너무 많이 들어가면 술은 떫고 써진다. 누룩과 잘 섞인 반죽을 항아리에 80%쯤 채우면 금세 부글거리기 시작하는데 뚜껑을 꼭 덮어두어야 한다.

누룩 성형이 끝나면 틔우는 과정으로 들어간다. 망태기나 항아리에 층층이 산디짚이나 보리짚 등을 깔고 누룩을 올려놓고 다시 짚으로 잘 덮는다. 고팡(고방)이나 방안 등에 두고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잡티가 들어가지 않도록 한다. 3일에서 5일쯤 되면 누룩에서 발효가 되면서 열이 나고 물기가 생기기 시작한다. 그러면 누룩을 뒤집어 주고 짚을 새로 갈아준다. 수시로 들여다보고 뒤집어 주면서 말리는 동안 누룩에서는 곰팡이가 피기 시작한다. 몇 차례에 걸쳐 뒤집어 주면서 마른 부분과 젖은 부분이 고루 되고 곰팡이가 균일하게 생기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곰팡이가 피면서 스스로의 열에 누룩이 말라야 좋은 누룩이 만들어진다. 누룩은 발효가 되면서 금이 가고 굳어진다. 누룩을 말릴 때 적정 온도는 섭씨 20도에서 22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고, 20일에서 한달 정도 충분히 말려야 한다. 냄새가 구수하고 단내가 날수록 좋은 누룩이다. 노란색이나 빨간색 곰팡이로 누룩꽃이 잘 피면 제대로 발효된 것이고 검은색 곰팡이가 핀 것은 썩은 것으로 사용할 수 없다. 다 만들어진 누룩은 망태기에 담아 술을 빚을 때까지 고방 벽에 걸어두거나 혹은 맷돌에 갈아 항아리에 담아 보관한다.

술독을 보관하는 온도나 상태에 따라 술맛이 달라지므로 정성이 필요하다. 술항아리를 이불 등으로 싸서 적정한 온도를 유지하고, 하루에 2~3차례 저으면서 발효가 정상적으로 되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 겨울에는 23도에서 28도가 적정 온도인데 따뜻한 온돌방에서 1주일 정도 익힌다. 여름에는 온도를 낮춰 일정하게 유지되게 해서 3~4일 정도 익힌다.

술이 잘 발효되면 보글보글 올라오면서 익는다. 윗부분에 노랗게 기름이 돌면서 맑게 뜬 것은 청주로 제사 때나 귀한 손님 접대 등 특별한 경우에 사용한다. 아래 찌꺼기와 함께 내려앉은 부분은 탁주로 평상시 이웃들과 나눠 즐겨 마셨다.

잘 익어 노란빛이 도는 제주의 오메기술은 쌀로 만든 술과는 달리 좁쌀 특유의 향과 맛이 일품이다. 또한 순곡주이기 때문에 영양이 풍부하고 별다른 안주 없이도 마실 수 있다. 무엇보다 오메기술은 입에 착 달라붙는 감칠맛과 톡 쏘는 특유의 맛으로 새콤하면서도 부드러운 술맛을 자랑한다.

오메기술은 제주도의 현존하는 전통 토속주 중에 가장 널리 알려진 전통주이다. 양이 적고 귀한 청주는 제주(祭酒)와 귀한 손님을 맞아 내놓는 접대용 술이었으며, 탁주는 제주 사람들의 땀과 한숨, 서러움을 함께 달래주는 서민의 술이었다. 따라서 오메기술은 논밭을 일구고 수확을 하면서 이마에 맺힌 구슬땀을 훔치면서 일터에서 마시던 술이었고, 힘든 노동에서 오는 신세타령으로서의 한숨과 설움을 씻느라 곧잘 마셨던 술이었기에 그 가치가 높고, 전승해야할 소중한 문화유산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