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토굿파는소리

상두꾼들이 봉분에 쌓을 흙인 진토를 파면서 부르는 진토굿파는소리는 장례 유형과 지역에 따라 여러 유형이 전승되고 있다.

수십만 년 전 화산이 폭발해 탄생한 제주는 화산섬이라는 지질학적 특징은 제주만의 독특한 문화와 역사, 풍속을 만들어냈다. 그중에서도 주목해야 할 것은 제주 사람의 정서를 담은 민요이다. 제주는 예로부터 민요의 보고라 불리었다. 제주민요 대부분이 척박한 땅을 일구면서 불렀던 노동요인 반면 노동요 외에 생로병사의 의례에 불리는 의식요가 있다. 의식요 중에는 사람이 죽어 세상과 이별하는 의식에서 불리는 노래로 장례 의식요가 있다. 세시 의식요와 더불어 제주민요의 대표적인 의식요로 꼽히는 장례 의식요는 장례 의례를 진행하는 과정에 불리는 민요로 행상소리, 진토굿파는소리, 달구소리 등이 있다. 상두꾼들이 상여를 마을 가름에서 장지까지 메고 행상하면서 부르는 행상소리, 봉분에 쌓을 흙인 진토를 파면서 부르는 진토굿파는소리, 흙을 쌓은 후 달굿대로 봉분의 흙을 다지면서 부르는 달구소리 등이 그것으로 장례 유형과 지역에 따라 여러 유형이 전승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장례식 전날 꽃상여를 만들고 이어서 빈 상여를 메고 마을을 돌면서 부르는 꽃염불소리가 전해지고 있기도 한다.

마을 주민이 상을 당하면 접꾼, 또는 골꾼, 유대꾼이라고 부르는 마을 남정네들이 서로가 부조를 하여 장례를 치르게 된다. 이때 불려지는 장례 의식요는 장례의식과 관련된 내용과 죽음과 이별에서 일어나는 인생무상이라는 개인적 정서를 주로 노래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아울러 죽음에 대한 현실적인 이해를 한 번쯤 해볼 기회를 줄 뿐 아니라 인생의 교훈을 되새길 계기가 되기에 그 의미가 크다 할 것이다.

제주 지역의 장례 의식요는 대부분 음악이나 사설 면에서 공통적인 요소를 간직하면서도 지역에 따라 약간씩은 달리 나타나고 있다. 제주의 장례 의식요가 남아있는 지역은 표선면 성읍리, 구좌읍 종달리, 우도면 오봉리, 제주시 이호동, 회천동 등이지만, 이곳 또한 1980년대 중반부터 장례절차가 간소화되면서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이에 제주특별자치도는 장례의식에 관한 제주도 고유의 지역성을 간직하고 있는 제주도 영장소리를 제주특별자치도 무형유산으로 2017년 8월 24일 지정했다. 제주특별자치도 무형유산 성읍리 송순원 옹에 이어 종달리 김수길(남,1939년생) 옹이 지정 되었다. 김수길 옹의 주 지정 곡명은 영장소리 중 진토굿파는소리이다.

구좌읍 종달리에서 태어난 김수길 옹은 어릴 적부터 부친이 데리고 다니면서 동네 사람들에게 자랑할 정도로 소리가 좋았다. 집안 형편이 좋지 않은 까닭에 초등학교 대신 서당에서 한문을 공부했다. 그가 영장소리를 본격적으로 배우게 된 것은 20세 무렵 이 마을 출신 소리꾼인 오두봉 어른의 소리를 접하면서부터이다. 목청이 타고나서 좋을 뿐만 아니라 한문을 수학했기에 사설 내용 또한 뛰어났던 오두봉 어른의 소리에 반하면서 자연스럽게 영장소리를 배우게 되었다. 영장소리 외에도 촐비는소리, 서우젯소리, 창부타령 등 다양한 소리를 잘했던 김수길 옹은 상갓집에서만 소리를 한 것이 아니었다. 잔칫집에서도 소리를 했다. 성산읍 오조리와 구좌읍 하도리 등 인근 마을에 잔치가 있는 경우 앞다퉈 소리를 청할 정도로 유명했다.

김수길의 증언에 의하면 20세때부터 골꾼으로 장례에 참여했는데, 주변 사람들이 영장소리를 하라고 재촉을 받아 행상소리부터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다른 마을에 비해 가락의 전통성과 사설 구연 내용이 특별한 구좌읍 종달리 영장소리, 특히 진토굿파는소리가 길게 불리며 한문 고사성어가 많이 들어간 것이 다른 지역의 노래에 비해 특이하다.

김수길 옹은 80대 후반의 고령임에도 영장소리 알리기에 열정을 쏟고 있다. 탐라문화제를 비롯하여 세계문화축전, 정의고을 민속축제에서 공연을 펼쳤을 뿐 아니라 전수장학생인 채태윤을 비롯한 종달민속보존회 회원들에게 전승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2020년 11월 18일 진토굿파는소리 시연회를 마련할 정도로 영장소리를 널리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행상소리

장례식 당일날 상두꾼들이 상여를 메고 장지까지 운상하면서 부르는 행상소리, 일명 상엿소리라고도 한다. 1990년경까지는 제주 전역의 마을에서 전승되어 왔지만, 이제 전승되는 마을은 몇 마을에 지나지 않는다. 표선면 성읍 마을과 더불어 구좌읍 종달 마을에도 행상소리가 남아있다. 전수동, 중동, 동동, 동중동, 서동 등 다섯 개의 동이 있는 구좌읍 종달리는 동마다 장례를 함께 치르는 골이 있는데, 그 동네에 초상이 나면 동네 골꾼들이 모여들어서 장례를 치르게 된다. 다른 마을에 비해 장례의식이 오래 유지되어 왔던 종달리는 현재까지 동네마다 상엿집이 남아있을 뿐 아니라 몇 년 전까지만 하여도 마을에서 상여를 메어 가기도 했다.

어허농창 어허노세
인생ᄒᆞᆫ번 죽어나지면
어허농창 어허노세
황천길로 어서나간다
어허농창 어허노세
황천길이 멀다지만은
어허농창 어허노세
대문밖이 저승이라
어허농창 어허노세
부자사름을 보시거든
어허농창 어허노세
돈버른지기 탐내지마라
어허농창 어허노세
가난한사름을 보시거든
어허농창 어허노세
비웃지도말고 허탈하지도마라
어허농창 어허노세
인생일장은 춘몽인데
어허농창 어허노세
아니놀고서 어떻게하나
어허농창 어허노세
술집에갈적에는 친구도많고
어허농창 어허노세
공동묘지올적엔 한사람도없네
어허농창 어허노세
앞을보세요 바다가흘러
어허농창 어허노세
청룡백호가 뚜렷하구나
어허농창 어허노세
동쪽을보면은 우도봉이고
어허농창 어허노세
서쪽을보면은 한라산인데
어허농창 어허노세
남쪽을보면은 일출봉이여
어허농창 어허노세
북쪽을보면은 구멍난돌이여
어허농창 어허노세
이렇게청룡백호가 명백도하다
어허농창 어허노세
그래서그런지 산을썼수다
어허농창 어허노세
앞으로 앞으로는
어허농창 어허노세

처자식들 남겨두고가니
어허농창 어허노세
내가가서도 잘되게하마
어허농창 어허노세
행복하게행복하게 자식들잘길러
어허농창 어허노세
그래서그런지 집안이잘돼
어허농창 어허노세
만수무강이 되어주소
어허농창 어허노세
어허농창 바쁘신길은
어허농창 어허노세
점심참도 늦어지는데
어허농창 어허노세
이만하면은 어쩌리요
어허농창 어허노세
우리가살면은 몇백년사나
어허농창 어허노세
막상살아야 팔구십이지
어허농창 어허노세
젊었을적에 먹고쓰고
어허농창 어허노세
거들거리멍 놀다나가자
어허농창 어허노세
한번낳고 한번죽는건
어허농창 어허노세
정한사실이 아닙니까
어허농창 어허노세
어허농창 오늘도좋아
어허농창 어허노세
오늘도날도 창창히좋아
어허농창 어허노세
장례치르기엔 안성맞춤이라
어허농창 어허노세
우리가살다가 이렇게죽으면
어허농창 어허노세
허무하고도 무정도하다
어허농창 어허노세
간다는소식도 없어지고
어허농창 어허노세
병원생활만 하다보니
어허농창 어허노세
어허농창 이만하겠습니다.

종달리에서 전승되는 행상소리는 죽음과 늙음을 한탄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인생은 일장춘몽이라는 무상함이 사설에 잘 드러나 있다. 김수길 옹의 행상소리 사설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장례를 치르는 상황과 망자의 삶이 어떠냐에 따라 자유자재로 사설을 구사한다. 즉, 소리꾼의 사설 창작 능력이 뛰어나다는 반증이며, 이것은 구비전승되는 민요의 본질이기도 하다. 김수길 옹의 증언에 의하면 망자가 살아온 길을 알면 그런 내용으로 사설을 구성해서 슬프게도 하고, 가족들에게 유지를 남기는 내용으로 부르기도 한다고 한다.

진토굿파는소리

김수길 옹의 영장소리의 정수는 진토굿파는소리이다. 장지에서 봉분을 만들 흙인 진토를 파면서 부르는 진토굿파는소리, 여기서 ‘진토굿파는’이란 진토의 굽(바닥)을 판다는 뜻이며, 지역에 따라 진토굿파는소리, 진토소리, 진토굿솟구는소리, 진토파는소리라고 부르기도 하고, 일꾼들에게 힘을 이끌어내는 소리라 하여 솔기소리라 부르기도 한다.

구좌읍 종달리 진토굿파는소리의 경우 소리의 끝에 “어엉어흐엉 허어 어엉허아 솔기로 갑시다”라는 사설이 반복적으로 사용되고 있어 솔기소리가 잘 발달된 유형이라 할 수 있다.

구좌읍 종달리 사람들의 주요 장지는 지미오름 기슭이다. 그곳 공동묘지 정해진 곳에서 진토를 파다가 봉분을 만든다. 진토를 파는 것은 상주가 장례 택일을 할 때 택일기에 어느 방향에서 파라고 정해진다. 장사 치르는 당일에는 거의 70여명이나 되는 상두꾼들이 모여 삽이나 따비를 이용하여 흙을 파고 망태를 이용하여 날랐다.

일의 성격상 진토굿파는소리는 주로 남성들이 부르며 일에 효율을 높이기 위하여 목청 좋은 소리꾼을 청하여 선소리를 메기도록 한 경우도 많다. 한 사람이 선소리를 메기면 여러 사람이 후렴구를 받는 선후창 방식으로 부른다. 김수길 옹은 20세 때부터 선소리를 시작했으며 선소리는 일정한 내용 또는 현장성을 포함하는 사설이 사용되지만, 후렴은 간단하게 “이~하아오오”와 같은 여음을 사용한다. 장례에 쓰이는 장비가 기계화되면서 진토굿파는소리 또한 장례의식요 중 가장 먼저 사라지고 있다. 다음은 김수길 옹에 의해 전해지는 진토굿파는소리이다.

어엉어흐엉 허어 어엉허아 솔기로 갑시다
(후렴) 이~아하아오오
파라파라 좋은 흙만 골라가면서
여덟자만 파내려가면은
물도 나고 은도 나고 금도 난다
어엉어흐엉 허어 어엉허아 솔기로 갑시다
이~아하아오오
인생 한번 죽어나지면 세상만사 허사가 되고
여러분들은 아프지도 말고 병원에 가지도 말고
죽지도 말고 살아주십사
어엉어허엉 허어 어엉허아 솔기로 갑시다
이~아하아오오
유정이면 불가망이요 무정이면 유정이라
상지불견 하던 임은 어이 그리도 못 보는고
이후에 다시 만나 심중소회나 풀어보자
어엉어허엉 허어 어엉허아 솔기로 갑시다
이~아하아오오
하늘천자 따지자에 집우자로 집을 짓고
날일자로만 영창문을 달월자로 달았는데
밤중에 유정님 만나 별진잘숙이 웬 말입니까
어엉어흐엉 허어 어엉허아 솔기로 갑시다
이~아하아오오
앞동산에 여러분들 봄이 왔주 봄이 왔어 봄춘자요
뒷동산에는 퍼렁헤신게 퍼렁헤서 푸를청자가 아닙니까
가지가지는 꽃화자오 곱이곱이는 내천자라 아닙니까
어엉어흐엉 허어 어엉허아 솔기로 갑시다
이~아하아오오
유정천리 가신 임은 어이 그리 돌아올 줄도 모르는구나
어이해서 그런지요 나도 모르게 생각이 납니다
어엉어흐엉 허어 어엉허아 솔기로갑시다.
이~아하아오오
무정세월 여유하야 원수백발 돌아오면
없는 망령도 절로 나고 없는 시늉도 절로 난다
어엉어흐엉 허어 어엉허아 솔기로 갑시다
이~아하아오오
수원을 막결하라 노봉협처에 난회피라

(남과 원수를 맺지 말아 좁은 곳에서 만남을 피하기 어려워라-명심보감 계선편)
[여러분들 이 말은 무슨 말인고 하니, 남과 원수를 맺지 말라는 말입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원수를 맺으면 외나무다리에서 만났을 적에는 서로 피할 길이 없다는 말입니다.]

어엉어흐엉 허어 어엉허아 솔기로 갑시다
이~아하아오오
청춘에 술 먹으러 갈 적에는 친구도 많더니마는
공동묘지 갈 적에는 친구 하나랑 말앙
개ᄄᆞ 릴 막뎅이도 하나 없구나
어엉어흐엉 허어 어엉허아 솔기로 갑시다
이~아하아오오
삼천번지 다 버리고 고향천 극락이 웬말입니까
천지지간 만물중에는 사람밖에 없다고 하였습니다
어엉어흐엉 허어 어엉허아 솔기로 갑시다
이~아하아오오
이산천을 바라다보니 청룡내룡이 있어 지지하였구나
청룡백호를 버렸으니 부귀영화가 지지로다
어엉어흐엉 허어 어엉허아 솔기로 갑시다
이~아하아오오
청룡끝에는 문필봉이요 백호세는 활궁자 형이니
주자주손은 대과급제 처자처손은 중시급제가 아닙니까
어엉어흐엉 허어 어엉허아 솔기로 갑시다
이~아하아오오
외자외손은 무과급제인데 산천은 보니까 대지로구나
여기가 바로 천하명장이 나올 자리가 아닙니까
어엉어흐엉 허어 어엉허아 솔기로 갑시다
이~아하아오오
한라영산 삼신산이 천하제일 명산이라
사방팔방을 둘러보아도 천하명산이 아닙니까
어엉어흐엉 허어 어엉허아 솔기로 갑시다
이~아하아오오
명우봉에 올라보니 천하명장이 나올 자리로다
사라봉에 올라보니 정승판서가 나올 자리가 아닙니까
어엉어흐엉 허어 어엉허아 솔기로 갑시다
이~아하아오오
후렴도 잘도 하고 동네동네 골꾼들도
부지런히 일을 해서 일은 다 그쳐갑니다
어엉어흐엉 허어 어엉허아 솔기로 갑시다
이~아하아오오
산에 올라 옥을 캐었으니 이름이 좋아서 명산인가
천년 만년 살고나면 허멩이 문서로구라
어엉어흐엉 허엉 어엉허아 여러분들 수고하였습니다.
이~아하아오오

진토굿파는소리의 사설은 가창자가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부르거나 다른 노래에서 차용해 온 사설들이 대부분이다. 김수길 옹 또한 음곡은 스승 오두봉에게서 전수 받았지만, 사설은 즉흥적으로 창작해서 불렀다. 노래에 유독 한자와 고사성어를 많이 사용하여 장례의식의 엄숙함을 더하고 있다.

달구소리

달구소리는 주로 봉분을 쌓은 흙을 다지면서 부르는 노래로 달구질소리라고도 한다. 봉분을 만들면서 주로 세 번 정도 흙을 다지는데 달굿대, 혹은 상여의 ᄆᆞᆯ캣낭을 이용해서 봉분의 흙을 다진다. 선소리꾼은 봉분의 한가운데 서서 소리를 메기면 달굿대를 든 상두꾼들이 후렴을 받으면서 흙을 다진다.

한림읍 월림리, 안덕면 상천리, 성산읍 삼달리, 서귀포시 토평동, 예래동은 달굿대를 이용하여 달구지는 것을 “평토 다진다”라고 한다. 특히 서귀포시 토평동과 예래동은 달구는 집을 지을 때 터를 다지는 것으로 인식하여 달구소리와 펭토(평토)소리를 구분하여 불렀다. 장례의식요 중 맨 나중에 부르는 소리이니만큼 더욱더 애잔하다. 김수길 옹에 의해 전수되고 있는 달구소리는 다음과 같다.

어허야 달구
(후렴)어허야 달구

우리인생 죽어나지면은
어허야 달구
요모양 요꼴이 될터인데
어허야 달구
천년만년 살을 집을
어허야 달구
석곽ᄀᆞ치 다져나보자
어허야 달구
일개장성은 한태종인데
어허야 달구
이군불사는 제왕촉이여
어허야 달구
삼군명장은 조자룡인데
어허야 달구
사관중도는 조태왕이여
어허야 달구
오관참장은 관운장이에
어허야 달구
육급섬해는 진시황인데
어허야 달구

칠종칠금은 제갈량이여
어허야 달구
팔세미상은 진갑놔라
어허야 달구
구세봉건은 장관례로다
어허야 달구
십년지절은 한소무여
어허야 달구
어허 잘살러가면
어허야 달구
고사리 돌도 줏어나가멍
어허야 달구
조근조근 잘 ᄇᆞᆯ라가자
어허야 달구
어허야 달구
허다 보난 다 되었구나
어허야 달구
여러분들 수고했어요
어허야 달구
달구소리는 오래 안허는 거야
어허야 달구
어허야 삼달구여
어허야 삼달구여

김수길 옹이 부르는 달구소리 중 천년만년 살을 집은 망자의 집인 무덤을 뜻한다. 무너지지 않게 석곽처럼 다질 것을 노래하고 있는데, 이것이 달구질을 하는 주된 목적이다. 그런 까닭에 상주들을 밟고 또 밟고 나무뿌리나 굵은 돌멩이를 주워내는 일을 하고 있다.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일과 관련된 사설이 돋보인다.

제주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오며 생명력을 유지해오고 있는 영장소리,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시대의 흐름 속에 예전의 자취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제주 사람들이 세계관과 장례의식이 고스란히 담긴 의식요인 영장소리는 우리가 계속 전승해가야 할 빛나는 무형문화유산이다.

제주특별자치도 무형유산 보유자로 지정된 김수길 옹은 20세 때부터 구좌읍 종달리 오두봉 옹으로부터 영장소리를 배우고 1970년대 후반까지 끊임없이 이 노래를 불러 왔다. 2017년 무형유산 보유자로 지정된 김수길 옹은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종달민속보존회를 조직하고 2020년 11월 18일 진토굿파는소리 시연회를 마련할 정도로 영장소리를 널리 알리는 데 힘써왔으나 2022년 지병으로 사망했다. 현재 김수길 옹으로부터 영장소리를 전수받은 전수장학생 채태윤(남, 1942년생)이 채두만, 고정섭, 한창식 등 전수생을 확보하여 전승 보전에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