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심곡은 불교음악으로 일반 대중의 포교를 위해 사찰 내에서 불리기도 하고, 민간에서 전승되는 부모은중경의 형태로 변형되어 불리는 노래이다.
개요
회심곡은 불교음악으로 일반 대중의 포교를 위해 사찰 내에서 불리기도 하고, 민간에서 전승되는 부모은중경의 형태로 변형되어 불리는 노래이다. 제주도의 회심곡은 2013년 제주특별자치도의 향토무형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회심곡의 저변확대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온 양금녀가 예능 보유자로 인정되었다.
내용 및 특징
회심곡은 초기에는 사찰 내에서 승려들과 신도들을 대상으로 하는 포교용 가사로 시작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찰 밖 일반 민중들 사이로 전파되어 민속 종교음악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는 회심곡이 단순한 종교적 텍스트를 넘어서 민중문화로 정착되어 민간에서 널리 불린 노래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회심곡의 제목인 '회심(回心)'은 불교에서 말하는 깨달음과 마음의 전환을 의미한다. 즉, 세속적인 욕망과 집착에서 벗어나 부처의 가르침을 따르며 극락정토를 향해 나아가는 마음의 변화를 노래한 것이다. 이는 불교의 핵심 교리인 해탈과 열반의 개념과 직결되는 종교적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회심곡은 단순히 개인의 구원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관계 속에서의 도덕적 실천을 강조한다. 특히 부모에 대한 효도와 이웃에 대한 자비를 통해 공덕을 쌓을 것을 권하고 있어, 불교의 자비 사상이 현실적인 윤리로 구현되는 양상을 보여준다.
회심곡에 담긴 인과응보와 윤회 사상은 당시 민중들에게 현실의 고통을 견뎌낼 수 있는 정신적 위안을 제공했다. 현세에서의 고난이 내세의 복으로 이어진다는 믿음은, 어려운 현실을 살아가는 민중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되었다.
양금녀 보유자가 부른 회심곡은 불교의식 중 천도재나 49재에서 불리는 노래로 부모은중경의 일부를 내용으로 삼고 있다. 양금녀가 부른 회심곡 사설은 아래와 같다.
징을 치면서 회심곡을 부르는 사연을 노래한다.
영가 님이 가슴에 맺힌 한을 회심곡으로 풀어 왕생극락 성취를 소원하는 내용이다.
회심곡 서곡
옛날 옛적 제주도 해녀 여러분네
동지섣달 설한풍에 백설이 펄펄 날리는데
이제는 고무옷이나 잇건마는 옛날에 빨갛게 벗어 들어가며
살이 착착 끊어가고 손발이 시자리고
일생 동안 자식을 위해 저 바다에서 고생허다 돌아가신
여러 어머니 여러 형님네
살아실 적 못다 먹고 못다 쓰고 한멕히고 기멕히고
아픈 가슴을 회심곡으로 활짝 열리시고 (징소리)
팔만서천 지영문 열려 왕생극락으로 승천하오소서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징소리를 울린 후 괭과리를 치면서 노래를 부른다
회심곡 본사
세상천지 만물 중에 인간벳기 또 있나요
어머님전 살을 빌고 아버님께 뼈를 빌어
칠성님께 복을 타고
이 세상을 탄생하니
한두 설에 저를 몰라 이삼 십이 근당하니
부모 공을 몰라지고
진자리는 어머님이 누우시고 마른자리는 애기를 눅지고
음식이라도 맛을 보니 쓰디쓴 음식은 어머님이 잡수시고
달큼한 음식은 애길 줄 때
여보세오 시주님네 요내 말씀 들어보소
축원이 갑니다 덕담 가오
건구건 명원이백전에 문전축원 고사덕담 정성치성 야튼 날에
내님의 영감마님 장남의 서방님에 그 자손에 길을 걸어
다 떨어진 세살부채를 등에다 메고 온갖 시름을 잊으랴고
늙으신 네는 먼저 가고 젊은 청춘은 행남발원
은이로구나 금이로구나 은자동아 금자동아
수명장수 효녀동아 나라에 충성동아
일가방상 화목동아 동네방네 화목동아 오색비단에 귀염동아
멩사십리 해당화야 꽃진다 잎진다 설워마라
내년 이철 중 삼월 나면 꽃은 어랑어랑 피어오건마는
우리 인생 아차 한번 가버리면 영영 오기가 에려와지고
철약 같은 약한 몸에 태산 같은 병이 들어
부르는이 어머니요 찾는 것은 냉수로다
공명 삼자 둘러보니 약탕관에 허배하고 약국 약도 허사로다
무녀 불러 굿을 한들 굿덕이나 있을손가
인삼 녹용 약을 쓴들 약덕이나 있을손가
열 손 모아 비나니다 천지신명께 비나니다
마주막 떠날 적에 궤던 밥도 놓아두고
존 입성도 다 버리고 좋은 집도 호서가 되니
적삼 하나 손에 들고 저싱길이 멀다드니 대문벳기가 저싱길이라
모진 목숨 끊어질 적 제일에 진광대왕
제이전에 초광대왕 제삼전에 송제대왕
제사전에 오관대왕 제오전에 염라대왕
제육전에 평성대왕 제칠전에 평문대왕
제팔전에 태산대왕 제구전에 도시대왕
제십전에 천륜대왕 열시왕에 거느린 사자
일직사자 월직사자 인정달라 하는구나
인정 쓸 돈 반푼 없어 담배 굶어 모은 재산
좋은 길에 집을 지어 행인 공덕 하였는가
애 ᄆᆞ른 자 물을 주어 급수공덕 하였는가
헐벗인 자 옷을 주어 구난공덕 하였는가
병든 사람 약을 주어 활인공덕 하였는가
시부모와 원부모께 지성효도 하였는가
부처님께 공양 들여 염불공덕 하였는가
착한 사람 불러들여 요 본보라 요 본보라
극락으로 가겠느냐 연화대로 가겠느냐
천상천녀 춤을 추는 곳으로 가겠느냐
아하 에헤 에라 내 열의 열 사십소사 나무
여보세오 사자님아 저 소원을 들어주소
우리 부모님 무슨 죄로 데려가오 저싱사자님
이 세상에 한번 낳고 한번 가는 정ᄒᆞᆫ 이치 사실이니
어른도 가는 세상 아이도 가는 세상
남녀노소 없이 가는 길에 원한을 활짝 풀세
녹수청산 흐르는 물에 청산녹수가 내리는 듯이
차례로만 시왕 극락을 발원하오소서
사사천하 남선부주 동양 대한민국
우리나라 직ᄒᆞ시는 여러 출정 군인 여러분님
삼재팔난 삼재구설 무간지옥 사배하며
날날마다 ᄃᆞᆯᄃᆞᆯ마다 건강과 소원성취를 빌어드리며
이 세상에서 불쌍하고 가련허신 다 늙은 어머니 아버님
귀 막고 눈 어둡고 곤 얼굴 주름 잡히고
검은 머리가 백발 되고 니는 빠져 납이 되고
천지조화 무궁 조화 삼천세계로.
양금녀가 부른 회심곡을 보면 인간의 탄생과 성장, 성년이 되고 노년이 되어 죽음을 맞이하는 인생의 전반적인 삶의 노정을 노래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탄생과 성장 과정에 자장가에서 흔히 불리는 사설이 삽입되어 부모의 정성으로 자식을 길러내는 공을 되새기게 했다. 사람이 죽어 열 시왕 앞에 나아가 죄를 심판받을 때 어떤 공덕을 쌓았는지를 낱낱이 묻는 대목이 열거된 점이 독특하다. 목마른 사람에게 물을 주고, 헐벗은 사람에게 옷을 주는 등 살아생전에 공덕을 많이 쌓아야 극락왕생한다는 불교의 가르침을 담아내고 있다.
전승 현황
회심곡은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형태로 전승되어 왔다. 특히 제주도에서는 독특한 전승 양상을 보이는데, 불교의식에서 천도재나 49재 때 주로 불리지만 장례를 치를 때 행상소리로도 회심곡이 불리기도 한다.
양금녀가 부른 회심곡은 해녀 물질을 하면서 고생하다 돌아간 영가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천도재에서 부른 노래로 사설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감정 표현이 뛰어났다. 본토의 회심곡과 음악적으로는 유사한 면이 있으나 제주 지역적인 특색을 드러내면서 전승되고 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되었다.
회심곡은 2013년 제주특별자치도의 향토무형유산으로 지정되어 전승되고 있다. 양금녀는 2010년 <회심곡 서곡>과 <회심곡 본사>회심곡>
외 제주 지역의 특색있는 민요 7곡을 담은 음원 CD를 제작하여 회심곡 전승과 보전에 힘썼다.
의의 및 평가
제주도의 회심곡은 제주도의 언어와 문화적 맥락 속에서 독자적으로 발전하여 본토의 것과는 다른 지역적 특색을 보인다. 제주도의 회심곡은 불교음악의 일종으로 일반 대중의 포교를 위해 불교의식, 특히 천도재와 49재에서 주로 불리다가 사찰 밖 일반 대중에게 전해져 민중문화로 정착・향유되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크다.
참고문헌
- 회심곡(국립국악원, 국악사전)
- 제주학 아카이브-회심곡 음원(제주학연구센터)
- 제주의 소리꾼 양금녀, 영혼을 달래던 소리 <회심곡> 음원CD(2010)